채권 전문가 “美연준 2분기 금리인하 개시…당분간 박스권 흐름” [투자36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준금리 동결 방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연초부터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조금씩 접어왔던 증권가가 1일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계기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과감히 털어버리는 분위기다.

향후 채권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통화당국과 시장 간의 인식 차이로 금리가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채권가격이 내려갈 때(금리는 상승)마다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FOMC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6개월 사이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낮아졌다면서도 "연속되는 증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두고 봐야겠지만 FOMC가 3월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모습이었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미 낮아졌던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확인한 뒤 미련 없이 접는 모양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고 인하 기조로 전환할 것임을 뚜렷하게 밝히면서도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면서 "이처럼 인하 시기를 둘러싼 논의가 1월 FOMC에서도 지속됐다면 다음 3월 회의 때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은 2분기(4∼6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 인하 시점을 2분기로 점치며 "금리 인하를 향한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이 짧을지 아니면 길어질지는 향후 발표될 지표에 달렸다"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1∼2개월 안에 발표될 물가 안정과 고용지표 둔화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증권가는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감 차단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면, '양적 긴축'(QT) 관련 메시지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표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와 달리 QT 변화와 관련한 연준 내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다"면서 "1월이 아닌 3월 회의 때 추가 논의 가능성이 언급된 만큼 2분기 중 계획이 공시되고 3분기 내 감속이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도 "파월 의장은 QT 감속과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는 3월에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며 "이번 회의 결과를 종합하면 시장으로 하여금 연준의 (금리 인하를 위한) 실질적 허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확대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FOMC 회의를 계기로 금리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결과에도 불구하고 연내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고 달러 강세도 동반되지 않아 외국인의 급격한 국고채 매도 전환 우려는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인 매매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요 국고채 금리는 2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국고채 3년 기준으로 금리가 연 3.35% 이상일 때는 저가 매수로, 연 3.20% 이하일 때는 관망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공동락 연구원도 "통화당국과 시장 간의 금리 인하 시기를 둘러싼 인식 격차로 시중 금리가 반등하는 국면이 오히려 추세적으로 채권 매수를 강화할 수 있는 시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