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방부가 이번 정부에 새로 발간하는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기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도는 확고한 우리 땅이며, 관련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는 것이다.

국방부가 이달 말 전군에 배포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는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술됐다.

이는 '독도는 확고한 우리 땅이기 때문에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한다. 독도를 영토분쟁지역화하려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 가까우며, 우리 정부는 독도의 분쟁지역화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실제 우리 정부는 지난 2021년 6월 일본 자위대가 자신들의 외국어 홍보 영상에서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표기하자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에 항의하기도 했다.

외교부 측은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독도에 대한 영토 분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공식 입장"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새 장병정신전력 교육 기본교재의 한반도 지도에 독도가 빠져 있다.

또 새로 발간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속에 11차례 한반도 지도가 등장하는데 모두 독도가 전혀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5년전 문재인 정부 때 발간됐던 기존 교재에는 한반도 지도 자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한일관계를 기술한 부분에선 한일 역사 문제 관련 기술이 삭제됐다. 문재인 정부 때 발간된 기존 교재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영토문제와 역사 요인으로 불편한 한일관계가 한미일 협력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기술이 있다.

반면 새 교재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가들과 연대와 협력을 더욱 긴밀히 다져야 한다", "일본과는 신뢰 회복을 토대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과 동반자적 관계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등 한일 협력을 강조했다.

새 교재는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을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로 묘사해 '공'(功)만 부각했다. 6·25전쟁 중 한강 인도교 폭파와 3·15 부정선거, 사사오입 개헌 등 과오가 있음에도 전혀 싣지 않아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