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체중 40㎏을 감량해 화제를 모은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69)가 비만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윈프리는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약의 유혹을 이겨내고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밝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윈프리는 13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잡지 '피플' 인터뷰에서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 의학적으로 승인된 처방이 있다는 사실은 (비만이) 숨기거나 놀림 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준다"며 체중 감량을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윈프리는 "그간 내가 과체중인 것에 스스로를 탓해왔으며, 나에게는 의지력만으로는 조절할 수 없는 기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제는 요요 현상(다이어트 이전 몸무게로 돌아가는 것)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약을 복용한다"고 덧붙였다.
윈프리는 과거부터 비만치료제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체중 감량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증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며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은 질병이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뇌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체중 감량에 성공한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한때 107㎏까지 기록했던 윈프리는 40㎏을 감량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윈프리는 지난 9월 웹사이트 '오프라 데일리'에서 공개한 개인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2021년 두 차례의 무릎 수술을 받은 뒤 하이킹을 시작했으며 활동량을 늘리고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많은 할리우드 연예인이 복용 중이라며, 자신은 고민 끝에 "스스로 감량"을 선택했다고 했다. 윈프리는 비만치료제 복용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해당 방송 녹화 당시 관객과 대화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고 이날 피플에 털어놨다.
다만 윈프리는 복용하고 있는 비만치료제의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윈프리의 고백이 최근 미국 다이어트 산업에서 불거지고 있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전했다.
윈프리는 식이요법과 운동, 생활방식 개선 등을 통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미 체중관리 서비스 업체 '웨이트워처스'의 주주이자 이사로 활동하며 의약품이 아닌 '의지력'에 기대는 전통적인 다이어트 방식을 홍보해왔다.
그러나 최근 획기적인 효능의 비만치료제 등장으로 주가와 회원 수가 급락하면서 웨이트워처스도 올해 들어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원격 건강서비스 기업 '시퀀스'를 인수하는 등 약물 치료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시퀀스 인수 이후 주가를 회복하기 시작한 웨이트워처스는 이날 윈프리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하루 만에 주가가 7.4% 상승했다.
다른 대표적인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오젬픽 제조사인 노보노디스크, 엘리 릴리 등의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고 WSJ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