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3개월 연속 하락
11월 입주율은 소폭 상승
내년 수도권은 공급 부족, 지방은 공급 과잉 예상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지난달 전국 입주율이 직전달 대비 소폭 상승했다. 다만 12월의 경우 지방을 중심으로 거래 회복이 더뎌지면서 또다시 입주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1월 전국 입주율은 72.3%로, 10월 대비 1.4%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80.7%에서 81.1%로 0.4%p 올랐다. 비수도권인 5대 광역시는 68.4%에서 70.1%로 1.7%p, 기타지역은 69.2%에서 70.7%로 1.5%p 올라 수도권과 지방 모두 입주율이 소폭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입주율은 전 월 대비 2.7%p(82.2→84.9) 상승한 반면, 인천·경기권은 0.6%p(79.9→79.3) 소폭 하락했다. 서울은 준공과 입주 물량 감소로 수요 대비 공급절벽을 겪고 있어, 새롭게 분양을 시작한 아파트들 사이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입주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경기권은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거래량이 정체되면서 입주율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방의 경우 대전·충청권은 8.7%p(65.1→73.8) 대폭 상승한 반면, 광주·전라권은 6.1%p(74.3→68.2) 하락했다. 특히 충청권은 거주자 평균 연령이 낮고 지역 성장 가능성이 높아 외지인의 아파트 매수 상위 지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외지인의 아파트 매매 투자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광주·전라권은 지난 달 급격한 입주율 상승(11.4%p)에 대한 조정을 받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미입주 원인으로 세입자 미확보(16.7%→26.0%)와 기존 주택매각 지연(41.7%→44.0%), 잔금대출 미확보(20.8%→22.0%)는 증가한 반면, 분양권 매도 지연은 10.6%p(14.6→4.0) 감소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와 고금리 기조 지속, 주택공급물량 감소 및 전셋값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거래 희망 가격 격차 확대가 이같은 현상을 낳은 것으로 해석된다.
11월 대비 12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국적으로 1.2p(72.9→71.7)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1.5p(80.1→81.6) 소폭 상승한 반면, 광역시는 2.1p(76.5→74.4), 도(道)지역은 1.5p(67.5.6→66.0) 하락이 점쳐졌다.
수도권 중 서울은 13.9p(83.3→97.2)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인천은 6.7p(80.7→74.0) 내렸다. 서울과 인천은 모두 12월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없는 상태이나 서울은 여전히 입주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입주전망 개선요소가 있고, 인천의 경우 이달 대규모 입주 예정이었던 아파트 내 시공 문제 발생으로 악화요소가 맞물리면서 입주전망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방 중 대구는 16.9p(86.9→70.0)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올해 적정 수요 대비 많은 입주 물량이 공급돼 전셋값이 낮아지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수분양자들이 잔금을 치루지 못해 지난 10월 이후 입주전망지수가 연속 하락(10월 95.2→11월 86.9→12월 70.0)하고 있다.
한편 12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지난 9월 올해 가장 최고치(95.6)를 기록한 이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수도권 및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 거래 회전율은 작년에 이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주택시장 침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주산연 관계자는 "이는 고금리 장기화와 매도자, 매수자 간의 거래 희망 가격 간극차 등으로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된 것"이라며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전망돼 수도권 및 인기 광역시 지역의 경우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과 그에 따른 잔금 대출 미확보가, 그 외 지방의 경우 기존 과잉 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재고와 수요 부재로 인한 매매시장 활력 저하가 우려돼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