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8거래일, 다우·S&P500 7거래일 연속 상승
美 국채 10년물 금리 8bp 하락한 4.56%
美 연준 인사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둬
공매도 금지 충격 진정 국면 전망…“美 증시 주목해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심은 미 장기 국채 금리 하락이란 호재에 더 주목하면서 미 증시 주요 지수들은 ‘2년 만에 최장 기간’ 상승했다.
국내 증시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미 증시의 강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지난 6일부터 전격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 증시 강세를 불러온 미 장기 국채 금리 하락세가 국내 증시에도 반등 모멘텀을 안겨줄 지 주목하고 있다.
美 국채 10년물 금리 8bp 하락한 4.56%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74포인트(0.17%) 오른 34,152.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40포인트(0.28%) 상승한 4,378.3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1.08포인트(0.90%) 뛴 13,639.86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나스닥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S&P500지수가 7거래일 연속 오른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도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8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투자자들의 가장 큰 이목을 끈 부분은 미 국채였다. 미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3년 만기 국채 480억달러를 입찰에 부쳤다. 입찰 규모는 2022년 만에 최대 규모였으나, 수요는 탄탄해 금리는 하락세를 유지했다. 하루 뒤엔 40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입찰과 9일에는 2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8bp가량 하락한 4.56%를, 30년물 금리는 8bp가량 떨어진 4.73%를, 2년물 금리는 0.86bp 떨어진 4.92% 근방에서 거래됐다.
美 연준 인사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둬
국채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속적인 상승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와 미 연준 주요 인사발(發) 발언에 대한 경계심은 상승폭을 줄였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지표에 달렸다며 “경제가 2%로 돌아가는 데 얼마나 많은(인상이) 필요한지를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플레이션을 2%의 목표치로 되돌리는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만약 우리가 더 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좋은 경로에 있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카시카리·굴스비 총재는 모두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연설에서 지난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했으나 “향후 회의에서 들어오는 데이터가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되거나 적시에 2%로 내려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캐피톨 증권의 켄트 엥켈케 수석 전략가는 “시장이 내년 4번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그중 첫 번째 인하가 5·6월 시기로 앞당겨졌다”며 “그러나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당국자들이 앞으로 며칠 간 발언하면서 연준의 일이 끝났으며 내년 6월에는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연준이 더 비둘기파적인 기조로 돌아서리라는 것을 투자자들이 과신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둘기파적인 전망에 시장이 반응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분명 금리는 영원히 오르지 않지만, 이전 6번 동안 우리는 단기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매번 좌절되는 것을 보았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0.2%,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8%에 그쳤다.
내년 6월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보다 인하될 가능성은 76.7%에 달했으며, 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20.5%에 달했다.
공매도 금지 충격 진정 국면 전망…“美 증시 주목해야”
국내 증권가에선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따른 충격파가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8일) 0.3~0.6%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널뛰기 장세를 보인 국내 증시는 점차 안정적 흐름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김석환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요전망 부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만큼 종목별, 업종별 차별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년 넘게 ‘디레버리징’하며 부담을 줄인 반도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수급적으로도 반도체 업종에 대해 외국인은 연간 16조원(국내 5.5조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다”고 봤다.
향후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선 미국 증시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세 차례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동행했다”며 “따라서 이번에도 코스피의 중장기 흐름은 미국 증시와 금리의 방향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