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순매수액 TOP10 평균 수익률 -18.75%…外人 -13.09%·기관 -6.58%
개인 순매도액 TOP10 중 절반 ‘플러스’ 수익률…外人은 전 종목 ‘마이너스’
‘조정세’ 2차전지株에 개인 순매수 집중…액수로 外人·기관의 약 3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블랙 옥토버(Black October, 검은 10월)’의 폭풍우 속에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기관 투자자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액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개인이 외국인·기관에 비해 낙폭이 눈에 띄게 컸고, 오히려 주가가 올랐거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방어력’이 돋보였던 종목들을 개인 투자자들이 더 많이 파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 톱(TOP)10 수익률이 한 종목도 빠짐없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 순매수액 TOP10 평균 수익률 -18.75%…外人 -13.09%·기관 -6.58%
1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지난 10월 한 달간(10월 4일~10월 31일) 개인·외국인·기관 투자자별 순매수·순매도액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에 대해 분석했다.
이 결과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18.75%로 외국인(-13.09%), 기관(-6.58%)에 비해 확연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중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락률이 각각 -7.59%(2465.07→2277.99포인트), -12.48%(841.02→736.10포인트)를 기록하며 확연한 하락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개인 투자자의 성적표가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 분명하게 나빴다는 점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톱10 종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볼 때 눈여겨볼 지점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순매수액 2310억원·5위)의 수익률이 -34.21%로 가장 낮았던 가운데, 유한양행(1949억원·6위) -24.27%, 포스코홀딩스(2678억원·3위) -23.08%, 에코프로비엠(2757억원·2위) -22.45%, SK이노베이션(1828억원·7위) -17.88%, LG에너지솔루션(4204억원·1위) -19.10%, 삼성SDI(2439억원·4위) -16.89%, LG화학(1740억원·8위) -11.38%, 현대차(1414억원·10위) -11.20%, 네이버(1558억원·9위) -7.00% 순서로 전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약세장 속에서도 외국인(현대바이오 수익률 27.21%, 아모레퍼시픽 3.61%, SK하이닉스 1.39%), 기관(크래프톤 8.76%, 삼성바이오로직스 4.11%, SK하이닉스) 투자자가 각각 순매수액 톱10 종목 중 3개씩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더 확연해진다.
개인, 外人·기관보다 주가 덜 빠졌거나 오른 종목 더 팔았다
개인 투자자는 그대로 들고 있었을 경우 주가가 올랐거나 다른 종목에 비해 덜 하락했을 종목을 외국인·기관 투자자에 비해 더 많이 매도함으로써 ‘방어력’조차 현저히 낮았다는 점도 보여줬다.
지난 10월 한 달간 개인 순매도액 톱10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09%로 외국인(-14.53%), 기관(-20.73%) 투자자의 결과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았다.
세부 종목별로 봤을 때도 개인 순매도액 톱10 종목 중 크래프톤, 셀트리온(수익률 7.40%), 셀트리온헬스케어(5.56%), 삼성바이오로직스, SK하이닉스 등 5개 종목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기관 투자자의 경우 순매도액 상위 10개 종목 중 ‘셀트리온’ 한 종목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엔 전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개인에 비해 외국인·기관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종목들을 정확하게 짚어 비중을 줄였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투(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경우 보유한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약세 대형 종목들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실하게 낮춘 것”이라면서 “반면 올해 들어 예년보다 단타(단기 투자) 성향이 더 뚜렷한 것으로 평가되는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졌을 때 해당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일명 ‘줍줍’을 한 뒤 반등 시 매도하는 전략을 채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은 2차전지 관련주였다. 6위 유한양행을 제외한 순매수액 상위 1~5위, 7~8위 종목 모두 2차전지주였고, 7개 종목에 대한 순매수액 규모로는 1조7956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3개 종목(순매수액 5864억원), 기관 4개 종목(5940억원)과 비교했을 때 종목수는 1.8~2.3배, 순매수액은 3~3.1배씩 개인 투자자가 컸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성향이 강했던 2차전지 관련주의 경우 10월 들어 하락세가 분명했다”며 “개인 투자자가 저점이라 생각하고 매수했던 시점 이후 주가가 더 떨어짐으로써 손실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