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CRMA로 중국산 전구체 배제…반사 수헤 기대

국내 유일 RMP 공정도입으로 원가 경쟁력 높아

에코프로그룹 내 원재료 공급 및 판매 수직계열화

3일까지 수요예측, 예상 시가총액 3조원

수요예측 돌입 에코프로머티리얼즈…‘하이니켈 전구체 1위’ 저력 보여줄까 [투자360]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에코프로그룹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섰다. 오는 3일까지 진행되는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내외 악재로 국내 주식시장은 침체해 있지만, IPO(기업공개) 시장은 흥행을 이어 나가면서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구체를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배제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용 광물 및 부품을 일정 이상 사용할 경우 보조금 지급을 제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도 CRMA(핵심원자재법)를 통해 배터리 공급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전구체 국산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전구체 생산능력은 88.5%에 달한다. 지난 3분기 기준 한국의 대중국 전구체 의존도는 97.1%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한국 최대 규모의 하이니켈 전구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고객사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CAPA(생산능력) 증설 대비 국내 전구체 업체들의 CAPA 부족은 심화할 전망”이라며 “IRA를 고려하지 않고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2025년 글로벌 전구체 수요 및 공급 전망을 비교해 봐도 수요량 194만4000t, 공급량 189만t으로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중국이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배제됨이 확실해진다면 국내 전구체 업체들의 투자 매력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수요예측 돌입 에코프로머티리얼즈…‘하이니켈 전구체 1위’ 저력 보여줄까 [투자360]

에코프로머티리얼즈만의 경쟁력으로는 RMP(Raw Material Precipitate·황산화 공정)를 통한 원가 절감이 꼽힌다. RMP는 순도가 낮은 원자재에 황산을 넣어서 고순도 니켈, 코발트를 추출하는 공정이다. 국내 업체 중 에코프로머티리얼즈만이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쟁사와 달리 원가 변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종 제품인 니켈 브리켓 혹은 니켈 파우더를 사용하는 경우 국제 금속 시세와 매우 유사하게 원재료 가격이 변동한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RMP 공정에 사용되는 원재료는 순도가 낮은 MHP(니켈 및 코발트수산화 혼합물) 및 MCP(금속복합 침전물) 형태로, 니켈 브리켓에 비해 평균적으로 20~40%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다”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RMP 공정을 도입한 이래 평균적으로 국제 시세보다 17.8% 할인된 가격에 원재료를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그룹 수직계열화로 원재료 공급과 판매가 원활한 점도 강점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CNG에서 생산하는 원재료를 RMP 공정에 투입하고 있고, 에코프로비엠에 전구체를 공급하고 있다. 2027년 기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구체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이 계열사 내 공급 물량으로 확정된 가운데, 회사는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재현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올해 19만t 수준에서 2027년 71만t의 가파른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생산능력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에코프로비엠 물량으로 확정돼 있고 이외 물량은 에코프로비엠의 증설 주체 결정 및 외부 고객사 확보에 따라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부 나오지만, IPO 시장은 여전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수요예측을 마친 비아이매트릭스와 메가터치는 공모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고, 컨텍은 상단에서 확정했다. 지난주 상장한 워트와 퀄리타스반도체는 상장 첫날 각각 33.08%, 21.47% 올랐다. 이는 코스피 지수는 높은 채권 금리와 지정학적 위험으로 연초 수준으로 돌아간 점과 상반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다음 달 3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는 3만6200~4만4000원으로 공모 규모는 5240억~6369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2조5746억~3조1294억원이다. 청약은 다음 달 8~9일 진행된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10개월 만에 ‘원점’ 돌아간 코스피…상장사 순이익 감소가 더 뼈아프다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