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아이폰 통화 녹음, 못 쓴다?”…SKT 서비스 다 뜯어본다 [단독]
애플 아이폰15 프로 맥스. [박혜림 기자/rim@]

[헤럴드경제=박세정·박혜림 기자] “아이폰 통화 녹음, 안심하고 써도 돼?”

SK텔레콤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현황 점검에 정식 착수했다. 통화를 녹음하고 요약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개인정보침해 등 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면밀히 들어다보겠다는 취지다.

SK텔레콤은 지난 24일부터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에이닷을 통해 아이폰에서 통화녹음, 통화요약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닷 앱에서 발신·수신 시 통화 녹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AI 기술을 활용해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해 채팅 형태로도 볼 수도 있다.

그동안 삼성 갤럭시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통화녹음을 아이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서비스 초반부터 이용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러다 아이폰 통화 녹음, 못 쓴다?”…SKT 서비스 다 뜯어본다 [단독]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국내 공식 출시일인 지난 13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 아이폰15 프로 맥스(왼쪽)와 아이폰15 프로가 전시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개보위, SKT 불러 현황 파악…위법성 있는지 들여다봐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보위 조사조정국은 해당 서비스의 위법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최근 SK텔레콤 관계자를 불러 서비스 현황 파악에 나섰다. 개인정보처리방침, 약관 등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개보위는 현황 파악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사실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개보위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사전실태점검, 사전적정성검토를 활용해 조사하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개보위 관계자는 “SK텔레콤 설명을 듣고 현황 파악을 하고 있는 단계”라며 “문제가 발견된다면 사전실태점검 등의 트랙을 활용해 살펴보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개보위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가 됐고 (개인정보침해 우려를) 인지해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며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아직까지 판단이 된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러다 아이폰 통화 녹음, 못 쓴다?”…SKT 서비스 다 뜯어본다 [단독]
SK텔레콤 아이폰에서도 통화녹음, 통화 요약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24일 선보였다. [SK텔레콤 제공]

통신비밀법 위반 소지 주장…SKT “법적 문제 전혀 없다” 반박

그동안 일각에선 SK텔레콤의 아이폰 통화녹음·요약 서비스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당장 제3자가 통화내용을 들을 수 없다는 통신비밀법(제3조, 제14조)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통신비밀법 상에는 ‘누구든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통화를 요약하는 과정에서 AI 기술이 활용되는데, AI를 제3자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팽배하다.

SK텔레콤 이용자가 통화 녹음·저장에 동의를 하더라도, 상대방이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닌 경우에는 동의 없이 녹음이 된다는 점도 지적됐다. 아울러 통화내용이 SK텔레콤 서버를 거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다.

이에 SK텔레콤은 “법적인 문제가 전혀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적된 내용대로라면)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이라며 “통화 요약을 하면서 통화내용이 바로 삭제돼 서버에 저장되는 개념도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