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영풍제지 사태와 관련해 5000억원 가까운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의 주가가 하루만에 25% 가까이 빠졌다. 키움증권은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밝히는 등 주가 기대감을 모았지만, 당국이 고강도 제재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기업가치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3.93% 급락한 7만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영풍제지 하한가로 약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미수금 규모는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5697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약정 기간 내 변제하지 못하고 미수금이 남으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키움증권이 반대매매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영풍제지 거래정지 해제 이후 반대매매를 하더라도 주가가 내리면 회수 금액은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하향이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키움증권 목표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내렸고, KB증권은 기존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 충당금 등 요인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부정적 주가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쟁력 중 하나가 미수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고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상한가 폭이 30%로 확대된 상황에서 증거금률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