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끝날 조짐 보이면 재빨리 발 빼”

경영권 분쟁 기업들, 분쟁 후 개인 소액주주 27% 급감 [투자360]
에스엠 사옥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경영권 분쟁을 겪은 기업들의 개인 소액주주 수가 분쟁 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00년 이후 경영권 분쟁을 겪은 10개 기업의 분쟁 전후 1년간 개인 소액주주 수를 분석한 결과 분쟁 종결 후 평균 26.7% 줄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중에는 관련 기업 소액주주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리더스인덱스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할 때 차익을 위해 몰려든 개인들이 분쟁이 끝날 조짐이 보이면 재빨리 발을 빼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주주 수는 2003년 상반기 1만7828명에서 같은 해 말 1만1921명으로 33.1% 급감했다.

이재우 회장과 이부용 고문이 지분 쟁탈전을 벌인 대림통상의 소액주주 수는 2002년 말 1740명에서 경영권 분쟁 이후인 2003년 상반기 말 1311명으로 24.7% 줄었다.

행동주의 펀드가 촉발한 경영권 분쟁에서도 소액주주 수 감소경향이 뚜렷했다.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KCGI는 2020년 한진칼 3대 주주인 반도건설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했다.

분쟁 전인 2019년 초 3만5926명이던 한진칼 소액주주는 2020년 말 5만5801명까지 늘었다가, 3자 연합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2021년 1분기 4만4847명으로 19.6% 줄었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행동으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SM엔터테인먼트의 소액주주 수는 2022년 3분기 말 5만2129명에서 분쟁이 일단락된 올해 2분기 말 3만8074명으로 26.4% 줄었다.

반면 현재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영풍그룹 고려아연의 경우 소액주주 수가 작년 상반기 3만3783명에서 올해 4만6025명으로 37.7% 늘었다.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의 소액주주 수도 같은 기간 2만1345명에서 3만5863명으로 68.0% 증가했다.

경영권 분쟁 기업들, 분쟁 후 개인 소액주주 27% 급감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