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걱정에 프리미엄 브랜드 거부 목소리도

“중층 단지 재건축 도래…분양분 줄어 분담금↑”

은마아파트 GTX 관통 논란 종지부…국토부·현대건설 소송 취하했다 [부동산360]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재건축 간판이 걸려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 강동구 모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시공사에 건설사 기본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시 시공비 비교를 요청했다. 회신 결과, 마감재 차이로 3.3㎡(평)당 공사비가 120만원가량 차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조합은 당초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예정이었는데,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 분담금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차라리 기본 브랜드를 적용하고 평형을 늘리지 않으면 분담금 줄일 수 있지 않냐는 견해가 나왔다. 만약 추가분담금이 7억~8억원 수준까지 치솟으면 부담할 여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 인상,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에 따른 특화 설계 등에 추가분담금이 치솟을 것으로 보이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준공 이후 시세차익이 기대되지만, 부동산 시장 반등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추가분담금을 모두 상쇄할 만한 개발이익을 낼 때까지 기다리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곳곳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추가분담금으로 인한 조합원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비롯해 서울시 층수 규제 완화에 초고층 재건축, 특화 설계에 공사비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여기에 인건비, 원자잿값, 금융비 상승으로 인한 분담금 증가도 이어지며 사업 방식 혹은 정비사업 추진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합은 수익이 증가하면 조합원들이 내는 분담금이 적어진다. 반대로 일반 분양 물량이 적고, 사업 부진 등으로 수익이 줄면 조합원이 내야 할 분담금도 늘어난다. 추가분담금은 이미 분담금을 낸 이후 추가로 내는 비용이다. 정비사업의 조합원이 되는 것은 새집을 저렴하게 얻고 추가 이익도 기대하기 위한 목적이 많은데, 수억원대의 추가분담금이 나온다면 의미가 없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압구정 3구역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추가분담금이 더 늘 수 있다며 신통기획을 반대한다. 용적률을 상향해 일반분양을 진행해도 기부채납 비용을 내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대일 재건축이 분담금을 낮추고 가구당 평수를 넓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도 추가분담금 문제에 사업성 지적이 나온다. 이곳은 전용 37㎡ 단일 평형인데, 조합원이 전용면적 84㎡을 분양받으려면 5억원대, 전용 59㎡는 3억~4억원대 추가분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강북의 한 재건축 추진 단지에 사는 한 주민은 “집값이 5억원대인데 추가 분담금이 비슷한 수준이면 차라리 재건축 프리미엄으로 집값이 오를 때 팔고 나가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다양한 사업비 상승 요인에 더이상 과거처럼 1억~2억원대 추가분담금만 내고 시세차익은 크게 얻는 ‘로또 재건축’은 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층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시기가 도래하며 분담금 압박이 가중됐다는 견해도 이어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둔촌주공, 신반포 이후로는 대부분 서울 아파트가 중층 이상이 되며, 이런 곳을 재건축하면 일반 분양분이 적어지며 공사비, 금융비도 늘어 추가분담금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수도권, 지방에서 저층·용적률이 낮아 사업성이 나은 곳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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