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에 상승세 지속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훈풍
국내서 5000만원 재돌파 주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24일 한 온라인 투자게시판에는 비트코인 수익 인증 게시물이 하나 올라왔다. 이 게시물을 보면 이 사람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평가금액은 4699만원으로, 단기적으로는 6.35%(281만1000원) 올랐고 매수 시점 가격(2472만원)과 비교해서는 90% 넘게 올랐다. 이 게시물에는 ‘팬티까지 다 팔아서 박았어야지 뭐했노’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동안 소강 국면에 있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다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데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조만간 승인될 수 있다는 관측이 주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물 ETF 승인 전망은 한동안 비트코인 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고, 실제 승인시에는 제도권 편입 인식 효과에 따라 가격 수준이 한 차원 달라질 수 있다는 낙관 시각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24시간 전보다 11.5%나 상승해 3만5000달러를 돌파한 뒤 오전 8시 현재 3만4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은 간밤에 4600만원을 넘어섰다 현재 4500만원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몇 주 내 승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투기적 열기가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며,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가 관련 상품 출시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2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제기한 비트코인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면서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줬던 판결 내용을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SEC는 그동안 기초자산이 되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벌어지는 사기와 조작 등의 위험을 이유로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ETF에 반대해 왔다. 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ETF 담당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트위터)에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이 중앙예탁청산기관(DTCC)에 등록됐다"면서 티커 'IBTC'를 공개했다. '아이셰어즈 신탁'은 블랙록이 운영하며, DTCC는 미국 시장의 청산과 결제를 담당하는 곳이다.
발츄나스는 "공식적으로 승인된 것은 아니지만 ETF 출시 전에 점검해야 할 모든 사안이 충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티커는 보통 출시 직전에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거래·정보 플랫폼 코인글래스는 지난 24시간 동안 3억8700만 달러(약 5200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 거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대부분 낮은 가격에 베팅한 투기 세력이었다고 전했다.
SEC는 이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 ETF는 허용했으나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의 폭락과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이 거래소 공동창업자 샘 뱅크먼-프라이드 사기 사건 재판 등으로 이 시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왔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를 압박하는 금리 상승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6만9000달러(약 9270만원)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약세를 이어왔다.
가상자산 시장 조성업체 키록의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책임자 저스틴 다네탄은 "유동성이 이전보다 개선됐다"며 "하지만 2020∼2021년보다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