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돌연 상승세를 기록하며, 올 1월 이후 다시금 연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가 일제히 4%대를 돌파하는 등 은행의 조달비용이 상승한 영향이다. 이미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이 7%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감소하던 코픽스 돌연 상승 전환…4%대 예금금리 영향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3.66%)과 비교해 0.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 6월(3.7%) 이후 두 달 연속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며, 올 1월(3.82%)과 같은 수준의 연내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같은 코픽스 상승은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예금금리가 오른 탓이다. 지난해 최고 5% 수준을 넘나들던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들어 3%대로 감소했다. 올 6월에서 8월까지도 3%대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중 은행권 예금 만기가 대거 돌아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차지하려는 은행들의 금리 인상 경쟁이 시작됐다. 실제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금리는 4~4.05%로 일괄 4%대에 진입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가 상승하면 이와 연동된 주담대 변동금리도 동반 상승한다. 이에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은행채도 상승세 지속…주담대 변동금리 연내 8%대 진입 가능성도
금리 산정에 반영되는 은행채 금리 또한 상승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변동형 대출의 산정기준으로 작용하는 은행채(AAA, 6개월) 금리는 이달 들어 올해 처음으로 4%대에 진입한 상태다.
예금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모두 오르면, 이를 반영하는 코픽스 지수 및 주담대 변동금리는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7~7.09%로 상단이 7%를 돌파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은행채 및 예금금리 상승세가 계속될 시 연내 8%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8월 말 잔액기준 코픽스는 3.88%로 전월(3.86%) 대비 0.02%포인트 상승해 4%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신잔액기준 코픽스 또한 3.29%로 전월(3.27%)에 비해 0.02%포인트 올랐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신규 조달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지만,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상대적으로 서서히 반영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러한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만기 3개월물인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단기 코픽스는 최근 4주간 3.65~3.92%로 상·하단 각각 0.26%포인트, 0.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코픽스는 계약만기 3개월물인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