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37.37%, 31.28%↓
코스닥 시가총액 비중 14.51%→11.03% 감소
에코프로형제 외국인 순매도 1,2위…개인 매도 주의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지난달 이후 에코프로 형제주를 비롯한 2차전지주 주가가 하락하면서 코스닥 지수를 급격하게 끌어내렸다. 11일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 따라 일단 반등하고 있지만, 연말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양도세 회피 물량이 나오는데다 향후 외국인의 순매수전환도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이후 전날 종가까지 주요 2차전지주는 코스피·코스닥 지수 대비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한 달여간 6.01% 내렸지만,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는 30.03%, 14.85% 급락했다.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도 각각 15.72%, 27.13% 떨어졌다.
연초 이후 2차전지 열풍을 이끌었던 코스닥 상장 종목들은 더욱 크게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가 14.37% 내리는 동안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37.37%, 31.28% 내렸다.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 중인 엘앤에프 주가도 28.93%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는 에코프로 형제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코스닥 지수는 전날 7개월 만에 700선으로 추락했다. 에코프로 형제주가 코스닥 지수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3% 넘게 줄었다. 8월 31일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449조3170억원)에서 에코프로 형제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1%였는데, 지난 10일(38조7316억원) 종가 기준 11.03%까지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 등을 활용해 에코프로 형제주 급등을 이끌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높아진 주가를 받아줄 매수 주체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도 종목에는 2차전지 업종이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9월 이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각각 4051억원, 2092억원 순매도해 각각 순매도 상위 1,2위를 기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상단이 제한된 흐름을 이어갔음에도 테마주 장세가 지속됐고 2차전지, AI(인공지능) 등 주도 테마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여전히 높다”며 “주도 테마가 시장에 주는 영향력도 커졌고 랠리에는 레버리지가 수반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하며 마땅한 매수 주체가 없어 매물 소화 과정이 유연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채권 금리 하락으로 주가가 재반등했지만, 연말까지 양도세 회피 물량이 쏟아짐에 따라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행법상 한 종목당 10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세가 부과된다. 해당 요건을 피하기 위해선 연말까지 주식 보유액을 줄여야 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말은 양도세 회피를 위해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는 시기”라며 “최근 수급 변화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개인 매도세가 출회할 가능성이 높은 테마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수익률 상위 20위권에 위치하는 종목 대다수는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했다. 특히 올해 주요 테마인 2차전지, 의료AI 등에 개인 순매수가 집중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