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익률 상위권에 인버스 ETF 대부분
외국인 매도 흐름맞춰 하락장 베팅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로 세계 증시 긴장감에 반대매매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하락장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남몰래 웃음짓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와 철강주 상승세도 꺾인 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세도 빨라지면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10위권에 코스닥 인버스 상품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0.94%)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0.84%)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10.70%) ▷ARIRANG 코스닥150선물인버스(10.54%)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0.51%) 등이다. 대체로 10%대 수익을 거둬,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9.4% 내린 데 따른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인버스 상품은 기초 지수가 1% 하락하면 투자자가 약 1% 수익을 보는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기관에서 인버스 ETF를 집중 매수했다.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 5개 종목을 총 4076억54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한 달 새 국내 증시에서 4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흐름에 맞춰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외국인 역시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를 245억8400만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반대매매 불안감에 떨고 있다. 증권가에선 9월 들어 국내 증시가 내리막을 타면서 반대매매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미수거래에 대해 2거래일 이내에 결제 대금을 내지 못하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한다.
최근 5거래일(9월 22일~10월 5일) 간 일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549억4000만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반대매매 액수(510억1800만원) 대비 7.7%가량 늘었다. 지난달 470억원대에서 510억원대를 오가던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달 25일 581억91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빚을 내 투자했던 계좌의 반대매매 물량이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9조3220억원(5일 기준) 수준이다. 통상 주가 급락으로 증권사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신용잔고가 줄어드는데, 지난달 5일(20조3884억원) 대비 1조원 넘게 감소한 상태다. 다만 연중 최저치(15조8102억원)와 비교하면 4조원 가까이 높은 수준이라 여전히 시장 긴장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