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오창 KCL 음환경센터 가보니
사후확인제 도입…건설사들, 층간소음 판정에 촉각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탱, 탱… 쿠웅, 쿠웅, 쿠웅… 딱, 딱, 딱, 딱.”
지난 5일 오후 방문한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음환경센터 바닥충격음 실험실. 이곳은 한창 진행 중인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연구원들이 경량 소음을 내는 태핑머신과 중량 소음을 내는 뱅머신, 그리고 고무공(임팩트볼)으로 바닥에 충격을 가하면 아래 실험실에서 진동, 소음 등이 측정된다. 다양하게 바닥재를 바꿔가면서 어떤 자재가 소음 저감능력이 우수한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충청북도 오창에 자리한 KCL은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바닥충격음 성능검사 측정기관’으로 지정받은 기관이다. 국토부가 지난해 8월부터 시공 후 층간소음을 검사하는 사후인정제도를 시행하면서 국토안전관리원을 통해 바닥충격음 성능검사를 하도록 했는데 이 검사를 KCL 등에서 맡게 된다.
바닥충격음이 들리는 아래층 실험실은 아파트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붉은색의 흡음재를 천장과 벽면 곳곳에 배치했다. 정진연 KCL 연구원은 “가구나 커튼이 소음을 흡수하는 흡음재 역할을 하는데 그것들의 효과를 보정하고자 실험실에도 이 같은 장치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실험실에는 진동을 측정하는 센서와 소음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특수 마이크를 뒀다. 특히 진동 센서를 통해서는 소음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바닥충격음 방지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음과 진동을 제어하는 것인데 소리가 벽과 바닥을 때리면서 나오는 고체 전달음을 분석하는 기술들을 저희 센터가 가지고 있다”면서 “이 기술을 활용해 평면마다 소음이 어떤 경로로 전달되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건설사 등에서 용역을 받아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KCL 음향실험동 곳곳에는 각종 건설사와 자재업체에서 의뢰한 샘플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색, 재질, 무게부터 시작해 미세한 타공 간격까지 모두 달랐다. 연구원들은 해당 자재들의 소음 성능을 여러 장소, 관점에서 평가하고 결과를 전달한다.
아울러 센터는 층간소음 사후인정제가 일으킬 변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 연구원은 “각종 실험을 진행하고 기술 개발을 해도 1데시벨(㏈) 차이로 하자 판정이 날 수 있다”면서 “지난해 8월 제도가 시행됐지만 아직 세부적인 사안들은 정하는 중인데 만약 기준에 못 미치는 아파트가 나온다면 비용, 공사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어떤 보완책이 가장 효율적인지, 어떤 마감재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사후인정제에 더해 공동 주택 직접 충격소음의 층간소음 기준도 올해부터 주간 43㏈, 야간 38㏈에서 주간 39㏈, 야간 34㏈로 각각 강화한 상황이다.
2004년 음환경 업무 전담부서를 구축한 KCL에는 이날 기준 소음진동 분야 전문가 11명이 일하고 있다. 전문성과 다양한 실험장비 등을 활용해 정부·공공기관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동시에 건설사의 바닥재·벽재 성능검사 의뢰와 각종 소음 저감기술 개발에도 힘쓰는 중이다. 윤용진 KCL 음환경센터장은 “KCL은 바닥충격음에 대해 초기 연구 단계부터 인정구조 시험, 준공 전 시험평가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바닥충격음(층간소음)뿐만 아니라 도로소음, 건설현장 소음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에 대해 저감기술 컨설팅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