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이글 반전드라마’ 김비오, 통산 9승…LX 챔피언십 우승
김비오가 3일 경기 안산 더헤븐CC에서 열린 LX 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 1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김비오가 반전드라마를 쓰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9승을 이뤄냈다.

김비오는 3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의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LX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최종일 연장전에서 황중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4라운드를 똑같은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마쳐 18번 홀(파5)에서 연장전을 이어나갔다. 김비오는 이날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고 황중곤은 이날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첫 번째 연장전은 둘 다 파를 적어낸 뒤 같은 18번 홀에서 치른 두 번째 연장전은 황중곤이 드라이버로 티샷한 볼이 왼쪽 OB 구역으로 날아갔다.

황중곤은 보기를 적어냈고 안전하게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군 김비오는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파를 지켜 우승에 다가섰다.

김비오는 지난해 6월 SK텔레콤 오픈 이후 1년 3개월 만에 KPGA 코리언투어 정상을 차지했다. 통산 9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은 셈이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이다.

‘18번홀 이글 반전드라마’ 김비오, 통산 9승…LX 챔피언십 우승
김비오가 3일 경기 안산 더헤븐CC에서 열린 LX 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연합]

1, 2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3라운드엔 단독 선두로 올라섰던 김비오는 역전 우승 같은 와이어투와이어(모든 라운드 내내 일등을 유지하며 우승하는 일)우승을 만들어냈다.

김비오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라는 버킷 리스트 가운데 하나를 이뤘다. 그런데 마치 역전 우승 기분”이라면서 “하반기에 대회가 많으니 하루만 즐기고 내일부터 정진하겠다. 통산 10승을 채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타차 선두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에서 김비오는 10번 홀까지 1타도 줄이지 못해 우승 트로피와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11번(파5), 12번 홀(파3)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김비오는 14번 홀(파4)에서 또 1타를 줄였지만 이미 황중곤은 2타 앞선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김비오가 17번 홀까지 더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황중곤의 우승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18번 홀(파5)에서 반전드라마가 완성됐다.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홀 2.5m 옆에 볼을 떨군 김비오는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결국 성공시켰다.

김비오는 이글 퍼트가 들어가자 포효한 자신을 돌아보며 “뒤지고 있을 때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할 수 있다고 되뇌며 자신을 다독였다”면서 “1타 뒤진 줄 알고 있다가 2타차라고 하길래 승부를 걸었다. 이글 퍼트가 들어가자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졌다”고 전했다.

행운도 따랐다. 앞서 첫 번째 연장전에서는 3번 우드로 친 티샷이 OB 구역으로 향하다 카트 도로를 맞고 페어웨이 쪽으로 튀어 들어왔기 때문이다.

황중곤은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0개를 잡아내며 10언더파 62타를 쳤다.

황중곤이 적어낸 62타는 작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서요섭이 때린 코스레코드 63타보다 1타 적지만 프리퍼드 라이 규정을 적용한 뒤 나온 타수이므로 새로운 코스레코드로는 인정받지 못할 전망이다.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쓸어 담은 함정우는 한때 단독 선두까지 올랐으나 1타차 3위(20언더파 268타)에 그쳤다.

7타를 줄인 이태희가 4위(19언더파 269타)에 올랐고, KPGA 코리안투어 사상 최초의 아마추어 선수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장유빈은 4언더파 68타를 쳐 5위(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