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높아진 한식 위상…식품업계도 ‘글로벌화’ 동참

틱톡 속 ‘Kimbap’·‘Hwachae’…美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푸드360]
틱톡에서 ‘Hwachae’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동영상 [틱톡 캡처]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Kimbap’, ‘Hwachae’….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은 ‘먹방(먹는 방송)’ 영상 속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밥과 화채다.

한식은 최근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어 표기법 그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Korean Sushi’나 ‘Rice Roll’ 등으로 불리던 김밥이 이제는 ‘Kimbap’으로 퍼지고 있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K-푸드’는 그 자체로 글로벌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있다.

맛·가격·건강·간편성까지 잡은 한국산 ‘냉동 김밥’…높아진 인기에 미국에선 ‘완판’

틱톡 속 ‘Kimbap’·‘Hwachae’…美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푸드360]
미국 고급 식료품점 트레이더 조에서 판매 중인 냉동 김밥 [독자 제공]
틱톡 속 ‘Kimbap’·‘Hwachae’…美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푸드360]
미국 고급 식료품점 트레이더 조에서 판매 중인 냉동 김밥 [독자 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K-푸드가 자리 잡은 대표적 국가다. 최근 미국의 고급 식료품점 트레이더 조에서는 냉동 김밥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8월 초 이곳에서 현지 판매를 시작한 ‘올곧’의 김밥은 250t 규모의 초도 물량이 완판돼 2차 납품 물량을 준비 중이다.

해당 제품은 틱톡에 김밥을 먹는 모습이 급속도로 바이럴됐고, “싸고 맛있고 건강하고 간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이 김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 미국 외식 물가 대비 저렴한 3.99달러(약 5300원)에, 맛과 품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틱톡 속 ‘Kimbap’·‘Hwachae’…美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푸드360]
틱톡에서 ‘Kimbap’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동영상 [틱톡 캡처]

유부 등을 활용해 비건 김밥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미국 시장에 통했다. 육류 수출 제한 문제로 햄과 같은 육류가 빠진 것이 현지화 전략이 된 셈이다. 냉동식품 형태로 판매하고 있어 긴 유통기한으로 간편함까지 챙겼다.

하지만 미국에서 김밥 판매 자체가 새로운 일은 아니다. 기존에도 김밥은 한식당과 한인마트에서 즉석 제품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현지 유통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냉동 형태의 김밥이 본격적으로 유통된 시점은 올해부터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김밥은 에이치마트 등 다른 마트에서도 판매 중이다. 뉴욕 브루클린에는 ‘김밥’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김밥 전문 가게도 영업 중이다.

냉동 김밥이 현지에서 인기를 끈 것은 최근이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해 냉동 김밥을 ‘미래클 품목’으로 선정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미래클 K-푸드 프로젝트’는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은 신규 유망품목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높아진 K-푸드 영향력…“현지인 사이에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SNS에서 한식을 먹는 영상이 퍼질 수 있었던 이유는 K-푸드가 미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져서다. 한식이 가진 브랜드의 가치와 인지도 등이 높아져 영상 콘텐츠로도 인기를 끌게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푸드는 미국에서 팬데믹을 거치며 ‘건강하고 맛있다’는 프리미엄 이미지가 구축되고 있다. 과거에는 한인마트에만 판매되던 다양한 한국 식품은 월마트·코스트코·트레이더 조(가나다순) 같은 현지 대형유통매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틱톡 속 ‘Kimbap’·‘Hwachae’…美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푸드360]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미셰린 2스타를 받은 미국 뉴욕의 한식당 ‘정식(Jungsik)’ [미셰린 가이드 홈페이지 캡처]

또 미셰린 스타를 받은 고급 한식당이 늘고 있는 가운데, 현지인이 한식당을 많이 찾고 있어 주류 소비자 사이에서도 한식의 저변이 확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높아진 한식의 위상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사람은 미국 현지에 살고 있는 한인이다.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 중인 박지현(31) 씨는 “미국 마트를 가도 ‘코리안 스타일 덤플링(Korean Style Dumpling)’이 아닌 ‘만두(Mandoo)’라고 써 있다. 최근 4년간 마트에 갈 때마다 한식 제품이 늘어난 걸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미국 젊은 세대는 한국 음식에 많이 익숙해진 분위기라 주변 미국인이 먼저 한국식 바비큐와 핫도그를 먹어봤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내 K-푸드 시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IBIS 월드의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한식 산업은 2020년에 약 5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간 2.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식품업계, K-푸드로 미국 시장 노린다…“K-푸드 인기는 계속될 것”

틱톡 속 ‘Kimbap’·‘Hwachae’…美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푸드360]
미국 LA의 한 월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을 보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K-푸드 글로벌화에 식품 업계에서도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표적인 기업인 CJ제일제당은 2019년 미국 대형 식품기업 슈완스를 인수하고 글로벌 식품 사업을 가속화 중이다.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에 매출도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 CJ제일제당의 북미 사업 매출은 ▷2019년 2조6756억원 ▷2020년 3조3286억원 ▷2021년 3조3743억원 ▷2022년 4조356억원을 기록했다. 3년 사이 50.8%나 증가한 것이다.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2조11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 중 하나로 젊은 세대가 주 사용층인 틱톡이나 유튜브에서 숏폼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형태로 마케팅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식품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K-푸드가 대중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K-푸드의 현지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aT 미주지역본부 뉴욕지사 관계자는 “K-POP,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미국 현지에서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콘텐츠에 노출된 현지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K-푸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내 김밥을 비롯한 K-푸드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틱톡 속 ‘Kimbap’·‘Hwachae’…美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푸드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