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이 21일(현지시간) 미 금융당국에 등록 서류를 제출하며 나스닥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외신에 따르면 ARM은 이날 오후 증시 마감 후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SEC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신고서에서 ARM은 종목코드 ‘ARM’으로 나스닥 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이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600억∼700억달러(약 94조원)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 기업공개 시점은 다음달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3년 들어 최대 IPO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에서 설립된 ARM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의 강자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AP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여기에 ARM은 지난해 르네 하스 신임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부터 모바일 칩을 넘어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용 칩 설계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날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보면 지난 3월 결산 기준 암의 2023회계연도 매출은 26억7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로 전년(27억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2023회계연도 순이익은 5억2400만달러(약 7000억원)였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16년 320억달러(약 43조원)를 들여 암을 인수했고, 이후 2017년 지분 25%를 80억달러(약 10조7000억원)에 비전펀드1(VF1)에 매각했다. 지난 2020년 9월에는 ARM을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약 53조6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반독점 문제를 둘러싼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어 소프트뱅크는 지난 18일 비전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ARM 지분 25%를 다시 인수했다. VF1이 보유한 ARM의 지분 규모를 감안할 때 IPO 이후 매각하는데 최소 1∼2년이 걸리는 데다, IPO 이후 ARM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다.
이번 ARM의 기업공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입장에서 지난해부터 5분기 연속 진행된 투자 손실을 만회할 기회이기도 하다. 카일 스탠포드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ARM의 상장은 소프트뱅크에게 큰 횡재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소프트뱅크는 AI와 관련한 전략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