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설마했는데…결국 10년만에 삼성 1위 자리까지 뺏긴다”
젊은 세대들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심해지면서 삼성전자가 결국 10년만에 1위 자리를 애플 아이폰에 뺏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Z세대(1996년 이후 태생)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프리미엄폰 시장 성장과 본토 미국의 강력한 판매 실적을 기반으로 애플 아이폰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자리에 오르는 이변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올해 1위 자리에 가장 근접했다”며 “작년과 같은 생산 차질 문제를 겪지 않는다면 현재로서는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애플은 오히려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애플 아이폰에 이미 크게 밀리고 있지만,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는 삼성이 1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애플에 빼앗길 위기다.
애플은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85%를 가져갔다. 반면 삼성은 12%에 그쳤다.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이 22%로 1위를 지켰지만, 이익은 애플이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원인을 젊은 세대의 지나친 아이폰 선호 현상 때문으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젊은 세대는 아이폰이 비싸도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Z세대의 83%가 애플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는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FT는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35%였지만, 현재 50%를 웃돌게 된 것은 Z세대 영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도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18세~29세 연령대는 삼성 갤럭시 32%, 아이폰 65%로 압도적으로 아이폰 비율이 높았다.
유명 연예인들의 아이폰 선호 현상도 젊은 세대들의 아이폰 사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아이폰 광고는 큰 화제와 논란을 일으켰다.
뉴진스 신곡 ‘ETA’ 뮤직비디오는 아예 아이폰으로 도배가 됐다. 멤버들이 아이폰을 손에 들고 춤을 추는가 하면 공연하는 도중 남자 주인공의 모습을 아이폰으로 틈틈이 담아낸다. 이를 본 아이들이 아이폰을 사달라 조르는 통에 골치라는 부모들도 꽤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방송된 한 공중파 음악 방송 무대에서 신곡 ‘ETA’를 선보이던 중 아이폰14프로를 들고 촬영하는 퍼포먼스를 연출, 간접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중에 대놓고 PPL하네” “공중파에서 대놓고 광고하니까 보기 불편하다” “뮤직비디오와 일맥상통한 콘셉트” 등 누리꾼사이에도 논쟁이 붙였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뉴진스의 스마트폰(아이폰) 간접광고 관련 심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심위 측은 “뉴진스의 아이폰 간접광고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며 “내용을 검토해 위원회 상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