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상위 증권사 10개사에서 나오는 리포트 10건 중 9건 꼴로 ‘매수’ 의견이라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주가가 급락하는 시기에도 ‘매수’ 리포트 비중이 90%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소비자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가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2년 7월 1일~2023년 6월 30일) 46개 증권사가 내놓은 리포트의 투자등급 중 매수 의견 비율은 8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립(보유)’과 ‘매도’는 각각 12.3%, 4.0%였다.
이중 28개 증권사는 1년간 매도 리포트를 한 건도 내지 않았으며, 6개 증권사는 일체의 보유·매도 의견 없이 모든 리포트가 매수 의견이었다고 시민회의는 지적했다.
상위 10개 증권사로 범위를 좁혀보면 매도 의견은 0.1%에 불과했다. 반면, 매수 의견은 90.5%, 중립(보유) 의견은 9.4%였다.
증권사별로 봤을 때 미래에셋증권이 97.0%로 가장 높았고, 신한투자증권(95.4%), 키움증권(95.2%), 대신증권(94.7%), 하나증권(94.5) 등이 90% 선을 넘었다고 시민회의는 분석했다.
시민회의가 더 주목한 지점은 코스피 지수가 30% 가까이 하락한 2021년 6월~2022년 6월에도 상위 10개 증권사에서 나온 리포트의 ‘매수’ 의견이 90.0%에 달했다는 것이다. 시민회의는 “미래에셋증권에서 나온 한두 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9개 증권사에서는 단 한 번도 매도 리포트를 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시민회의는 하락장에서조차 과도하게 높은 매수 리포트 비중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발간하는 리포트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 됐다고 주장했다. 시민회의는 “주식시장에 갓 들어 온 투자자 정도가 접근성이 좋은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하는 실정이다. 이들은 하락장에서 증권사 말만 믿고 고점에서 매수했다가 ‘설거지’ 당하기 일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