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24세 친딸 차례로 살해한 혐의 받은 A씨
지인에게서 4억 사기 후 처지 비관해 범행 조사돼
1심, 두 딸에 대한 살인죄 인정돼 징역 12년 선고
2심 20대 딸 살해 혐의는 승낙살인 인정…형량은 유지
대법원 “원심 판단 잘못 없다” 상고 기각 원심 확정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지인으로부터 억대 사기를 당한 후 처지를 비관해 두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여성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지난달 27일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당시 17세였던 친딸 B양을 살해한 후 10분 뒤 또 다른 친딸 C씨(당시 24세)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약 20년간 알고 지낸 지인으로부터 4억원 상당의 투자금 사기를 당한 뒤 처지를 비관하고서 두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돼 전재산을 잃어버렸다는 극심한 상실감과 우울감으로 인해 피해자들을 더 이상 책임지기 어렵다는 절망감에 이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나이가 24세, 17세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성인이거나 성인에 가까운 피해자들이 스스로 인생을 살아나갈 기회를 박탈한 채 생을 마감하도록 한 행동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두 딸에 대한 살인죄를 인정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가 항소하면서 2심이 진행됐다. 2심에선 특히 승낙살인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형법상 승낙살인죄는 다른 사람의 승낙을 받아 살해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규정된 일반 살인죄보다 상대적으로 법에 정해진 형량 범위가 낮다.
2심은 1심과 달리 사건 당시 24세였던 C씨 살해 혐의 부분에 대해 살인죄가 아닌 승낙살인죄를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C씨가 죽음 직전까지도 살해를 거부한 행동이 보이지 않는 점, 스스로 범행에 협조적 행동을 한 점, 성인으로서 스스로 죽음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신능력을 갖췄다고 보이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다만 B양에 대한 살해 혐의 부분은 “살해를 진지하고 종국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1심과 같이 살인죄를 인정했다. B양의 경우 사건 직전에야 범행 계획을 알게 됐고, 오히려 A씨의 살해 행위 및 극단 선택을 거부하는 취지의 말을 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1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승낙살인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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