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에 장기투자할 시기는 지났다”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증권사들이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실적에 대한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내면서 투자의견을 줄줄이 낮췄다.
전날 에코프로비엠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41만원으로 상향했지만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IBK투자증권(15만원→33만5000원)과 키움증권(34만원→44만5000원)도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투자 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한 단계씩 내렸다.
지난 5월 중립 의견을 제시한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33만원으로 높였다.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28만5000원에서 44만6000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28만원에서 4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하면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전날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39만원 수준에서 마친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IBK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사실상 '매도' 의견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을 거의 제시하지 않아 시장에서 중립은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 양극재 소재 생산능력(CAPA)을 100만t(톤), 전기차 기준 1000만대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생산능력이 그 이상으로 확대되는 단서가 확인되기 전까지 제한적인 주가 상승 여력을 고려해 투자 의견을 하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주가 상향은 기업 잉여현금흐름, 순현재가치 등의 반영 범위를 기존 2023∼2028년에서 2023∼2030년까지 확장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 그룹사 내 양극재 밸류체인(가치사슬) 수직 계열화 구축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다수의 고객사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로 펀더멘탈은 견고할 것"이라면서도 "현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을 고려해 투자 의견은 낮췄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이 기업가치 측면에서 정점을 찍는 시기는 2020년대 후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평가 가치 기준 시점을 2025∼2027년에서 2028∼2030년으로 변경해 목표 시가총액을 43조7000억원으로 상향한 데 따라 목표가를 올렸다"고 밝혔다.
평가 시점을 바꾼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령에 따른 산업 내 공급망 재편과 OEM 기업들의 한국 양극재 추가 증설 요청 등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연구원은 "2030년 전후로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그 이후에는 평가 가치의 추세적 절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실적 성장세와 높은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이 맞물려 최대 기업가치를 산출할 수 있는 시점은 2020년대 후반에서 2030년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대비 50% 이상의 상승 여력을 기대하며 장기 투자할 시기는 지났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20% 미만인 것을 고려해 매매 관점에서 투자에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