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27일 내다봤다. 시장이 예상해 온 0.25%포인트 인상과 부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0.2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상향됐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판단이 소폭 상향조정된 점을 고려하면 금리를 동결한 6월과 비교해 연준의 태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지난 5월 FOMC 성명서부터 통화정책의 시차를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이나 최종 기준금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오는 9월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라며 "추가 금리 인상 관련 질문에 물가 등 지표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는 응답도 지난 달 FOMC와 입장이 같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 통화정책의 증시 영향력이 갈수록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추가 통화정책이 증시에 미치는 하방 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빅테크는 고평가 부담이 있으나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주도주 역할을 지속하면서 상승 추세에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달러 약세가 지연되며 시장 상승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이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오늘 밤과 내일 각각 열릴 예정인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회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기정사실화된 만큼 시장 영향력은 없었다"며 "미국 증시는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시작과 함께 상승 반전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시장의 기대감과 추가 인상에 대한 여지가 남은 것도 이미 선반영된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전보다 확연히 낮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통화정책 영향력은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물가상승률이 반등하면 통화정책 전망치 변화에 따른 증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충분히 선반영된 상황에서 경기 연착륙 대한 자신감 확대가 오히려 투자심리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제는 기업 실적 향방과 실물지표 확인을 통한 기초여건(펀더멘털) 변화에 주목할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