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이익률 테슬라 넘고 분기 영업익 ‘4조 시대’ 열었지만 주가는 ‘뚝’…왜? [투자360]
[현대차]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물론,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로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까지 꺾었다. 큰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강력한 순매수세로 주가를 지지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순매도세로 돌아선 것이 주가 약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 사이 주가는 20만원 선이 붕괴된 데 이어 더 낮은 곳을 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대차에 대한 실적 ‘피크아웃(하락 전환)’ 우려보다는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장중 20만원 대 올랐지만 다시 19만원대로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5% 하락한 19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발표한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장중 20만30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20만원 선을 회복하는 듯 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하며 다시 19만원 대로 내려섰다.

전날 현대차는 지난 2분기 매출 42조2497억원, 영업이익 4조23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42.2%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10%로 2013년 2분기(10.4%)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테슬라(9.6%)보다 높은 수준이다. 2분기 순이익은 3조3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와 견조한 대기 수요 등을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매출 증가율은 기존 10.5~11.5%에서 14~15%로, 영업이익률은 6.5~7.5%에서 8~9%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중장기 주주환원 방침에 따라 분기 배당을 처음 시행한다. 2분기는 주당 1500원으로 정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역으로 투자자들에게는 실적 정점을 지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하락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강력 매수세로 주가를 떠받쳤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변심은 현대차 주가를 더 흔들어 놓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195억원 순매도)에 이어 이날도 현대차에 대해 366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증권가 대세는 “‘피크아웃’ 아직 아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선 현대차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27일 현대차가 예상보다 견조한 수요로 피크아웃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6만원으로 올렸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에 따른 손익 개선과 계열사 호실적 영향 등으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완성차 업체에 대한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 반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보다 견조한 수요로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가이던스가 상향 조정되면서 피크아웃 시점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하반기 자동차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가 세계 경쟁사보다 선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도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극히 낮은 재고 수준과 물량효과를 감안할 때 피크아웃이 아닌 높아진 이익 체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이라는 해석보다는 제품경쟁력 향상과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따른 판매 규모와 영업실적이 과거보다 개선되는 과정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약 8% 후반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동시에 제기됐다.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예상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것은 환율 효과 영향이 가장 크다”며 “환율 관련 영업이익 요인을 제거할 경우 기대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업체 간 경쟁 심화가 우려되고 향후 환율 변동과 관련된 영업이익 피크아웃 가능성이 계속 제기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현대차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9만8913원에 이른다. 이날 종가보다 51.1%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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