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작가 밀란 쿤데라(사진)가 별세했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쿤데라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향년 94세.

1929년 브루노에서 태어난 쿤데라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학교 교수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했다. 프라하 카렐대학에서 문학과 미학을 공부하다 영화학부로 옮겼으며, 졸업 후 영화 아카데미에서 문학을 가르치면서 시와 소설, 희곡을 썼다.

쿤데라는 1967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농담’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체코의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하면서 교수직을 잃고 작품이 금서로 지정되는 등 고초에 시달렸다. 결국 그는 1975년 공산 정권의 탄압을 피해 아내와 함께 프랑스로 망명했다.

프랑스의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저술 활동을 이어간 쿤데라는 1984년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한 장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소련의 침공으로 스위스로 망명하게 된 외과의사 토마시와 그의 아내인 사진작가 테레자를 중심으로 네 남녀의 운명적 만남과 사랑, 죽음을 통해 역사의 상처를 짊어지고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내 찬사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100만부 이상 팔렸다. 이 작품은 1988년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국내에선 ‘프라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됐다.

체코 브루노에 있는 밀란 쿤데라 도서관의 토마스 쿠비첵 관장은 “체코 문학 뿐 아니라 세계 문학도 가장 위대한 현대 작가 중 한 명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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