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항상 에코프로비엠에만 투자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92만원대에 (에코프로) 신규 입성했습니다. 인사 올립니다.” (증권플러스 에코프로 종목토론방)
에코프로가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출렁였지만, ‘에코프로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의지는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5.74%(5만6000원) 하락한 9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주식)’ 등극을 노리고 있었지만 한 걸음 더 멀어진 셈이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예상에 미치지 못한 실적 탓이다.
에코프로는 전날 공시한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6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컨센서스(2958억원) 대비 43.75%나 낮은 수치다. 양극재 핵심 원자재인 리튬 가격의 하락 여파로 컨센서스 대비 10% 내외로 낮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치보다도 더 좋지 못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매출은 2조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63.4% 증가했지만, 컨센서스(2조4563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18.04% 밑돌았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초 리튬 가격 하락 영향으로 2분기 판가가 5% 하락했고 전환투자에 따른 일시적 출하부진, 예상보다 늦어지는 전동 공구 수요 회복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는 주가 강세에 대한 기대감을 접지 않은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12일에도 577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각각 302억원, 281억원 규모로 순매도세를 보인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매물을 받아냈다.
증권가에선 이미 에코프로가 밸류에이션으로는 설명이 불가한 한국의 ‘밈(Meme) 주식’처럼 여겨지면서 주가 흐름에 대해 분석하고 전망치를 제시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목소리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이 발표됐지만 관련 수치들로 현재의 주가를 설명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증권가 관계자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며, 지주사인 에코프로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며 “애널리스트들로서는 에코프로 그룹주(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에 대한 관련 보고서를 작성할 지 여부를 두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코프로 주가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의견도 증권가에선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를 중장기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추가 수주까지 성공할 경우 주가는 더 오를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라며 “다음 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에코프로가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 역시 주가를 밀어 올리는 긍정적 소재”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투자 부담이 상존한다”는 말은 덧붙였지만 한국기업평가가 에코프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으로 A-(안정적)를 부여했다는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