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한국과 미국에 상장된 항공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2분기에 여객 수요가 많았던 만큼, 성수기인 여름에도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주 주가는 6월 이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대한항공의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 16.97% 올랐고 제주항공과 진에어 주가도 각각 13.63%, 10.6% 상승했다. 티웨이항공 주가는 8.15% 올랐다. 미국에 상장된 항공주 주가 역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과 델타항공 주가는 30% 넘게 치솟았고, 아메리칸항공그룹과 유나이티드항공은 26.32%, 16.85% 올랐다.
2분기에도 여행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성수기 같은 비수기’를 보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2분기 항공사 실적이 기존 추정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7곳의 실적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5012억원으로 예상된다. 3개월로 기간을 넓힐 경우 추정치는 4209억원으로, 증권가의 눈높이는 계속해서 상향되고 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해 연료비 부담이 줄어든 점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0달러를 웃돌았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7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박수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강한 여행 수요에 유류비 감소까지 더해지며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며 “3분기는 7~8월 하계휴가 시즌, 9월 추석 연휴로 분기 내내 성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유가 하락이 항공 운임 가격을 낮춰 여행비 부담이 완화하고 있고, 팬데믹이 마무리되며 장기 여행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물가에 저렴한 여행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휴가를 계획하는 미국인 수는 증가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의 평균 여행 경비 전망치는 2930달러로 전년 대비 11.7% 줄었으나 여름휴가를 계획 중인 미국인 비중은 50%로 2년 연속 증가했다.
황현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의 미국 항공 여객 수 추정치는 2억5700만명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며 “지난해 갤런 당 4달러에 육박했던 항공유 가격이 올해 들어 2달러 수준까지 안정돼 항공운임 가격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