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키맨 강래구 “윤관석에 3000만원 줬다”…범행 일부 자백
윤 의원 등 혐의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윗선 혐의 입증에 탄력받을 듯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강래구(58)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측이 첫 재판에서 “3000만원을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게 준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강 전 위원은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구속돼 재판까지 넘겨진 인물이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이 2차례에 걸쳐 윤관석 의원에게 6000만원을 넘겼고, 윤 의원이 이를 300만원씩 봉투에 나눠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에게 살포한 것으로 보고있다. 강 전 위원이 6000만원 중 3000만원에 대한 범행을 자백함에 따라 윗선에 대한 혐의 입증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는 지난 11일 오후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강씨 대신 변호인이 재판에 출석했다.
검찰 측은 모두진술에서 5개 목차로 구성된 프레젠테이션(PPT)을 제시했다. PPT엔 강 전 위원의 범행 내용, 윤관석 의원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 등 주요인물에 대한 설명 등이 세세하게 적혀있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통화 녹취록과 메신저 내용 등 객관적인 물증에 범행 당시 상황이 그대로 기록된 특수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이 사건은 일각의 주장과 같이 검찰이 확증 편향을 가지고 파악한 사건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이번 의혹에 연루된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국회에서 “검찰이 확증편향을 가지고 혐의를 구성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는데, 이에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이날 재판에서 강 전 위원 측은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윤 의원에게 3000만원을 제공한 혐의, 민주당 지역본부장들에게 1000만원이 전달되도록 지시·권유한 혐의,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수자원공사 관련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을 인정했다.
다만, 당 지역상황실장들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에 관여한 혐의 등에 대해선 부인했다. 법률적 쟁점에 대해 다퉈보겠다는 게 아니라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한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통화녹음 파일을 법정에서 청취하는 등 서증조사를 먼저 진행한 뒤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다. 돈봉투 살포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 등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8일에 열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돈봉투 의혹의 최대 수혜자를 송영길 전 대표로 보고, 송 전 대표의 지시·공모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이성만·윤관석 의원 신병 확보에 실패했지만, 이번에 핵심 피의자인 강 전 위원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 검찰은 지난 3일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를 구속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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