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최근 한 달간 브라질 펀드가 지역·테마를 불문하고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 개혁이 최근 의회를 통과하자 글로벌 신용평가사도 브라질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시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흥국 펀드는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 투자로 접근하거나 신흥국 전반을 담은 펀드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6.51%로 해외주식형 펀드 중 지역·테마별 펀드 1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인도는 최근 1개월 수익률 4%대를 나타내며 뒤를 이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일본 펀드(23.7%)가 1위를 기록하지만 올 2분기 들어선 브라질 펀드가 바짝 추격 중이다. 최근 3개월간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19.67%를 올리며 일본(11.87%)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펀드는 환율만큼이나 ‘정치 불확실성’이 변수로 꼽힌다. 올 초 출범한 새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엇박자’를 내자 올 1분기 수익률도 고전을 겪었다. 하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과잉 지출을 억제하고 방만 경영을 해소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재정준칙’에 드라이브를 걸자 2분기 수익률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보베스파 지수는 2분기 들어 16% 이상 올라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올랐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e를 비롯해 한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A클래스,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E클래스 등 브라질주식 관련 펀드 수익률은 최근 3개월 20% 안팎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이어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미국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최근 강세를 보인다”며 “자원 부국인 브라질이 중국에 대한 원자재 수출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재정준칙’이 브라질 의회를 통과하면서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룰라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여러 가지 논란도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높아지는 이슈도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증시에도 긍정적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수익률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브라질 경제 전망을 종전에 평가한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브라질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정부의 새로운 재정 정책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며 “이번 개혁이 시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적 불안정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브라질 펀드가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올해 강세장이 계속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펀드 시장은 전 세계 시총 대비해서 규모가 큰 편이 아니라서 변동성도 클 수 있다”며 “개별 국가에 집중하기보다는 신흥국 전반으로 투자하는 게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