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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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살 빼주는 약, 비만치료제로 제약사들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그만큼 판매도 전망도 뜨겁다. 이 치료제 때문에 제약사 순위까지 뒤바뀔 정도다.

비만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는 시간이 갈수록 기업 가치가 급등하고 있고, 개발을 중단한 제약사는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제약기업의 사활 건 경쟁이 펼쳐지는 이유다.

뉴욕거래소(NYSE)에 상장된 미국 바이오 기업 일라이릴리의 27일 기준 주가는 464.5달러다. 전 날에 비해 11.74달러가 올랐다. 지난 3월 말 330달러였던 주가는 3개월 만에 130달러나 상승했다. 이에 27일 기준 릴리 시가총액은 4409억달러(약 575조7700억원)를 넘었다.

릴리는 최근의 상승세에 힘입어 20년간 뉴욕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기업 중 1위를 지키던 존슨앤드존슨을 제쳤다. 존슨앤드존슨의 시총은 4243억달러(약 554조4000억원)다.

이런 배경엔 릴리가 개발한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가 있다. 주 1회 주사로 살 빼는 효과를 보이는 마운자로는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평균 22%에 달하는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당뇨당화혈색소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나타났다. 즉, 당뇨병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마운자로를 ‘게임체인저’로 칭하며 올해 매출을 약 3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마운자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8일 국내 허가를 승인받으면서 국내 출시도 예정돼 있다.

위고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킴 카다시안(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위터 캡쳐]
위고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킴 카다시안(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위터 캡쳐]

또 다른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노보노디스크의 기업 가치도 급등 중이다. 노보노디스크는 릴리에 앞서 비만치료제인 ‘삭센다’와 ‘오젬픽’, ‘위고비’ 등을 개발했다.

삭센다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열었다면 투약 횟수를 주 1회로 줄인 위고비는 킴 카다시안, 일론 머스크 등의 다이어트 약으로 알려지며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도 1년 전 106달러에서 지금은 155달러까지 올랐다. 기업 시총은 2672억달러(약 349조원)에 이른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오젬픽'과 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헤럴드DB]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오젬픽'과 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헤럴드DB]

화이자는 울상이다. 코로나 백신으로 호시절을 보낸 화이자는 최근 개발 중이던 경구용 비만당뇨치료제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화이자 주가는 일주일 전 52.3달러에서 27일 36.42달러까지 하락했다. 시총 규모도 2056억달러(약 268조8200억원)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전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비만치료제는 가장 뜨거운 감자”라며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 당뇨병학회에서도 비만 신약에 대한 임상 결과들이 잇따라 소개되는 등 비만치료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 중이다. 유한양행은 식욕 억제 호르몬을 활용한 비만 신약을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마운자로와 같은 식욕 억제 기능을 가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뉴로보는 미국 당뇨학회에서 전임상 연구 데이터를 발표하며 개발 중인 ‘DA-1726’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펩트론, 올릭스 등이 비만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미국, 유럽에서는 위고비와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이 갑상선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며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 167억달러(약 23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