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한국의 희망’ 창당발기인대회
梁 “소속정당 알 깨고 나올 현역 없어”
금태섭 신당도 인재영입 발표 등 속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내년 총선이 3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정치권에서 ‘제3지대’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거대 양당에 누적된 피로감에 무당층이 30% 안팎까지 차오른 가운데, 이들을 겨냥한 제3지대 신당 창당과 각 세력·인물 간 합종연횡 가능성에 정치권 이목이 쏠린다. 정계개편 시계를 앞당기고 있는 제3지대 신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의미있는 변수가 될지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한국의 희망’ 창당을 공식화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27일 방송 등을 통해 “2024년 총선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서 50석 당선”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나섰다. 그는 “함께 꿈꾸고 겁없이 도전하면 못할 일이 없다”면서 “돈키호테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한국의 희망’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양 의원은 “거대 양당이 이끄는 정치는 그저 권력 게임이자 이권 다툼이고, 그들이 주도하는 정권 교체는 기득권 교체일 뿐”이라면서 “진영논리와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를 ‘좋은 정치’, 국민 삶을 바꾸는 ‘생활 정치’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시대로 건너가야 한다”면서 블록체인 플랫폼에 기반한 ‘투명한 정당’을 표방했다. 양 의원은 “첨단 기술이 가진 투명성과 불변성, 안정성으로 ‘돈 봉투’ 사태와 같은 부패를 완전히 차단하고, 공천 공정성을 확보하며 당대표의 독선, 대의원의 과대표 등 구태를 시도조차 못 하게 막겠다”고 했다.
신당 대표발기인에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 임형규 전 SK그룹 부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양 의원은 신당 창당에 5명 이상 현역 의원이 참여할 것을 시사했지만 이날 참석한 현역 의원은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한 명 뿐이었다. 양 의원은 현역 의원 참여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지금 소속된 정당의 알을 깨고 나오실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떠난 금태섭 전 의원도 최근 신당 준비 모임인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인재 영입 속도를 내고 있다. 금 의원은 같은 날 1호 영입 인사로 편의점 점주이자 작가인 곽대중 씨가 대변인으로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곽 씨는 지난 4월부터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모임 측은 “기성 정치인을 중심으로 만드는 선거용 신당이 아니라 20∼40대 연령대의 각계 유능한 인재들이 주축이 된 서민·민생 정당으로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인선에 의미를 부여했다.
제3지대에 깃발을 꼽은 주자들이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무당층을 흡수할 것이란 정치권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현재 거론되는 신당들의 경우 집권 플랜이나 비전 제시가 아직까지 모호하고, 무엇보다도 ‘대권주자급 인물’의 합류 없이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시선이 많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까지 300여일이라는 시간이 남아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라도, 결국 당의 간판이 될 인물의 파괴력 없이는 새 바람을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재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정의당도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의 신당과의 연대 여부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25일 간담회에서 “그분(금태섭·양향자)들이 살아왔던 궤적이나 정당을 선택해 왔던 과정들을 놓고 볼 때, 그분들과 당을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