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에어팟’ 왜 이렇게 커?” ‘콩나물 줄기’ 조롱 받더니…1위 아성 ‘흔들’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 귀에 꽂은 에어팟 프로2. 작은 얼굴 때문에 에어팟이 유독 더 커 보인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에어팟 점유율이 계속 하락한다?”

콩나물 처럼 긴 길이 때문에 ‘콩나물 줄기’라는 오명을 앉고 있는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 그럼에도 완전무선이어폰(TWS) 시장의 절대강자다. 하지만 올들어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점유율이 계속 하락 추세다.

시장 조사업체들에 따르면 30%가 넘었던 애플 에어팟의 점유율이 지난해 26%수준으로 무너진데 이어 올들어는 20%초반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20%대 점유율 사수도 쉽지 않다.

경쟁 심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에어팟은 2016년 출시 초기 익숙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혹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단숨에 무선이어폰 1위로 올라선 뒤 지난 7년 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판매가 늘자 놀림받던 디자인은 어느새 인기 비결로 꼽히기까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치 양쪽 귀를 흘러내리던 땀방울이 크리스털처럼 굳은 듯한 모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 속 ‘에어팟’ 왜 이렇게 커?” ‘콩나물 줄기’ 조롱 받더니…1위 아성 ‘흔들’
삼성이 에어팟의 ‘콩나물 줄기’를 조롱하며 만들었던 광고

하지만 긴 몸통 줄기는 계속되는 논란 거리였다. 에어팟의 스템(기둥)은 ‘콩나물 줄기’라는 조롱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자사 무선이어폰 광고에서 에어팟처럼 선이 애매하게 남아 있는 무선이어폰을 등장시키며 “이어폰의 진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무선이어폰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에어팟의 경쟁력도 힘을 잃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어팟 출하량을 지난해 7300만대에서 올해 6300만대로 1000만대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점유율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사진 속 ‘에어팟’ 왜 이렇게 커?” ‘콩나물 줄기’ 조롱 받더니…1위 아성 ‘흔들’
에어팟 프로2

무엇보다 에어팟의 반값인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좋은 10만원대 저가 제품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애플의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선이어폰 품질이 상향 평준화됐는데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만 고수했던 애플 에어팟의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자 애플도 10만원대 저가 보급형 무선이어폰 ‘에어팟 라이트’ 출시를 준비중이다. 외신들은 조만간 애플이 10만원대 무선이어폰 ‘에어팟 라이트’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에어팟 라이트의 가격은 99달러(12만원대)로 전망된다. 기존 모델인 에어팟 일반 모델과 에어팟 프로에 탑재된 일부 고급 기능이 제외된 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기존 에어팟 가격(20만~30만원대)을 고려하면 반값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