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도심을 달리는 버스에서 다른 승객을 불법촬영하던 몰카범이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경찰이 출동하자 좌석 밑에 몸을 숨긴 채 증거를 인멸하려 시도했지만 결국 덜미를 잡혔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1시 30분께 광주 서구를 지나던 한 버스에 탄 승객이 112에 문자메시지로 불법촬영 현장을 신고했다. 신고 문자 내용은 “다른 승객 다리를 찍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신고자가 버스에 다른 기사와 다른 승객들과 함께 탄 상황. 경찰은 통화 대신 문자로 상황 파악에 나섰다. 용의자가 격분하거나 도주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경찰은 신고자와 문자로 소통하며 버스 다음 정류장에서 대기했다. 같은 시간, 버스에선 신고자가 버스기사에게 상황을 귀띔했다. 이상한 승객이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알린 것.
이에 버스기사는 잠시 뒤 경찰을 발견한 한 뒤 오른손을 들어 ‘이 버스다’라는 신호를 보냈다. 버스가 멈춰서고 경찰관들이 탑승하자, 운전수는 엄지손가락으로 용의자가 있는 뒤편을 가리켰다.
경찰이 다가가자 용의자는 좌석 밑에 숨은 채 발견됐다. 허겁지겁 피해자의 하체 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삭제하다 덜미를 잡혔다.
용의자는 경찰이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구하자 불법촬영물이 없는 휴대폰을 제출했지만, 사용기록이 없는 휴대폰이었다. 이에 경찰은 즉각 “휴대전화 2대죠?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용의자는 주머니에 숨겼던 다른 휴대전화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거영상과 사진을 확인한 경찰은 용의자를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전에는 이런 짓을 한 적이 없었는데 순간적인 충동으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