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핵심예금 잔액 전년대비 30% 급감
16개 정기예금 평균금리 3.46%에 그쳐
인터넷은행과 공동대출 ‘돌파구’ 될까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 1분기 지방은행의 ‘대출실탄’인 핵심예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근 들어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는 것도 저축은행으로의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지방은행들의 자금 조달 상황이 더 어려워져 대출 여력도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의 핵심예금(요구불예금+저축예금+기업자유예금)은 59조53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조8152억원)보다 30.7% 급감했다. 전분기(62조9046억원)와 비교해도 5.7% 줄었다.
핵심예금은 은행이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금리가 0~1%대로 매우 낮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확보할 수 있는 저원가성 자금이다.
지방은행은 특히 핵심예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데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도 감소하고 있다.
5대 지방은행의 1분기 NIM을 살펴보면 광주은행(2.96%)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NIM이 감소세를 보인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올 1분기 대구은행의 NIM(2.07%)은 0.17%포인트 가장 크게 떨어졌고, 이어 부산은행(2.10%) 0.12%포인트, 전북은행(2.93%) 0.11%포인트, 경남은행(1.93%)이 0.08%포인트 감소했다.
정기예금을 통한 자금조달도 가능하지만 저축은행들의 수신 경쟁 강화로 지방은행 금리 매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3.99%로 최고우대금리가 4.51%인 상품도 등장했다.
반면 지방은행이 5월 취급한 16개 정기예금 평균금리(만기 12개월 기준)는 3.46%로 기준금리보다도 낮다. 같은 기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취급한 8개 정기예금 평균금리(3.43%)와 비슷한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은 저축은행이나 2금융권에 비해 예금 금리 매력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예금을 통한 자금 유입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이 정체되면 결국 은행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여기에 하반기부터 대출의 연체나 부실화 위험성이 더해져 지방은행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우선 은행채를 발행하고 유동성 관리에 나서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5월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은 한도(만기의 125%)까지 은행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NIM을 방어하려면 자산을 늘리거나 비이자수익을 확대해야 한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결국 신탁, 자산관리(WM) 등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넷은행과 협력한 ‘공동대출’ 상품도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광주은행과 토스뱅크는 지난 3월부터 관련 모델을 구상해 금융위에 제출한 상태다. 토스뱅크의 비대면 대출 서비스 등 모객력과 지방은행의 자본력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방은행 입장에선 영업 채널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반응이 나온 상황”이라며 “승인이 나면 최대한 빠르게 준비해 연내 출시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선진국에선 이미 이런 모델이 마련돼 운영 중”이라며 “금융위 승인을 통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강점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이 나오면 다른 지방은행 참여도 활발해져 수익성 개선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