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상장사 1612곳 재무 분석
이자 비용은 30% 이상 늘어나
우리나라 기업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 줄었지만, 이자 비용은 30% 증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지표도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 2021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1612개 상장사의 지난해 말까지의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재무상황은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 4개 부문별로 구분해 분석했다.
성장성의 경우 조사대상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순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분기를 거치며 둔화 양상을 보였다. 분기별로 구분한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20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성장해오다가 2021년 4분기부터 정체하고 있다.
영업이익증감률은 전년대비 -34.2%로 크게 후퇴했다. 이는 코로나 기간인 2020년(22.7%)과 2021년(60.8%)에 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44.1%)이 중견기업(9.2%), 중소기업이(-3.1%)보다 감소 폭이 컸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동반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4.5%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당기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은 3.6%로 전년 대비 3.0%포인트 감소했다.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31.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급격히 오른 금리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이 벌어 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전년 대비(10.1배) 절반 수준인 5.1배로 나왔다.
기업의 안정성도 악화됐다.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 별로 보면, 대기업은 전년 대비 4.6%포인트 오른 77.5%를 기록했다. 중견기업은 6.2%포인트 상승한 96.2%, 중소기업은 0.4%포인트 오른 44.5%로 나타났다. 기업의 차입금의존도(19.2%)는 전년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기업의 총자본에서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은 전년대비 1.5%포인트 떨어진 55.6%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의 활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도 하락했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7.7%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도 10.6회로 전년(11.7회) 대비 크게 떨어졌다.
재고자산 비중이 높고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활동성이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지난해 우리 기업이 전국적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2020년, 2021년보다 더욱 위축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현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활력 회복과 경기진작을 위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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