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김가람, 71%로 압승…‘무게감 없다’ 지적에 “경력이 능력 아냐”
김재원 제외 구색 갖춘 최고위, 총선 앞두고 ‘지도부’로서 역할 주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월 보궐선거에 이변은 없었다. 김가람 신임 최고위원 당선이 사실상 ‘낙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재구성된 최고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총선을 앞두고 최고위원회의의 무게감이 떨어질 경우 총선을 이끌 김기현 지도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오후 당선자 발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그런 우려가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하도 스스로 더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정치적 경력이 꼭 최고위원으로서 자질과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최근까지 제가 정치적 영역 밖에서 활동해왔고 국민들의 마음에 더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에서도 국민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장점들을 더 부각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40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앞세워 “국민의힘이 제일 취약한 지점이자 상징이기 때문에 그곳에 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역사관 논란, 녹취록 사태 등으로 물의를 빚고 최고위원에서 자진 사퇴한 태영호 의원의 후임을 뽑는 자리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진행된 투표에서 539표 중 381표, 약 71.79% 지지율로 압승을 거뒀다. 2위인 이종배 서울시의원(135표)보다 3배 가까이 많은 표를 받았다.
압도적 표차에도 불구하고 김 최고위원의 당선은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했다가 탈락한 이력 때문이다. 통상 청년 최고위원은 일반 최고위원보다 정치적으로 체급이 낮다고 여겨진다. 김 최고위원은 같은 JC 한국청년회의소 소속이었던 박성민 사무부총장이 추천했다고 복수 여권 관계자가 귀띔했다.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을 제외하면, 이날로 최고위 내 공백이 메워졌지만 지도부로서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구색만 갖췄다고 해서 최고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이라며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선을 앞두고 전면에 서서 여론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적채용, 김남국 코인 의혹, 권칠승 천안함 막말 등 민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야 하는 시점이지만 지도부의 ‘한 방’이 없다는 지적에서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앞서 청년들과 선관위를 항의방문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국회 행정안전부 위원 차원 방문과 겹치면서 효과가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김 대표(당) 지지율보다 높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며 “내년 총선을 윤 대통령 얼굴로 치르게 되는 만큼, 김기현 지도부는 조용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리스크’로 홍역을 앓았으니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편 다음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김 대표는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일 잘하는 여당’ 이미지를 부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