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한국거래소가 연내 토큰 증권(ST)을 거래할 수 있는 상장시장인 디지털증권시장 출범을 위해 이르면 이달 말께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8일 “연내 출범을 위해선 당국과 협의를 거쳐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신청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올해 내로 디지털 증권시장이 출범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프라 구축 등 작업을 해왔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디지털 자산이 상장·유통되는 시장이 바로 올해 거래소에 개설된다”며 혁신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큰 증권은 실물 또는 무형의 자산을 분산원장 기술로 전자화한 증권을 뜻한다. 비트코인 등 코인(가상자산)이 증권이 아닌 디지털 자산이라면, 토큰 증권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또는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에 해당해 투자자보호 등 관련 규율이 적용된다.
금융위는 토큰 증권 발행·유통의 제도기반 마련을 위해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입법 논의 과정 등을 거치면 2024년 말께 토큰 증권 제도가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연내 거래소의 디지털증권시장 출범은 시기상 어려워지는 만큼, 거래소 입장에선 일정 기간 규제를 유예하는 특례가 필요해 이를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측은 디지털증권시장 개장 직후부터 거래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토큰 증권으로 상장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금융당국이 특정 상품의 토큰 증권 해당 여부를 건별로 판별하기 때문이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거래 품목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토큰 증권) 거래 플랫폼이 장내에 존재한다는 취지로 시작을 해보고, 시중에 화제 되는 상품에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거래소로 넘기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