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18년 만에 파업까지 계획”

노조 10%·사측 2.5% 인상…입장차 커

아시아나항공, 합병 난항에 사고·임단협까지…‘겹악재’ 넘어설까 [비즈360]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지난 17일 주최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 집회’를 하고 있다.. [APU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임금협상에 반발, 내달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 대한항공과 인수합병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항공기 문 열림 사고부터 노사 갈등까지 회사의 재도약에 빨간불이 켜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APU)는 내달 7일 발대식을 열고, 임금 협상을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노조는 “규정 내에서 비행기를 지연시키는 준법투쟁부터 시작해, 최악의 경우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현실화할 경우 18년 만의 파업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 사측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2019~2021년 3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돌입한 2022년 임금을 두고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10%대,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다.

노조는 “3년간 임금 동결에 동의했고 무급휴직도 했는데, 회사가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2.5% 인상을 제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대한항공 등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사측과 임금 인상률 10%에 협의를 마친 바 있다.

실제 임금 인상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23~28일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단행했는데, 1095명 중 94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무려 92.39%(874표)가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이어 조합원들의 투표 결과까지 더해져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행위권을 확보했다.

사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국제선 회복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6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 영향으로 연료 유류비, 정비비, 공항 관련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도 줄고 있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7%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780.17%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난항에 사고·임단협까지…‘겹악재’ 넘어설까 [비즈360]
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연합]

기업의 존폐가 달린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 역시 지지부진하다. 2020년 11월 첫 발표 이후 3년째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3개국의 승인만 남겨진 상황인데,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앞서 EU 경쟁당국이 두 회사의 기업결합 관련 중간심사보고서를 발부하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데 이어, 미국 법무부가 양사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을 검토한다는 미국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사건도 있었다. 지난 26일 한 남성이 착륙 중인 항공기 비상구 출입문을 여는 사고가 발생한 것.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안전한 항공사’라는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문 개방 사고가 난 기종 ‘A321-200’ 14대 전체에 대해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또 해당 비행기에 탑승 중이었던 승객들의 사후 피해에 대한 접수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내·외부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며 “인수합병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사건과 노사갈등까지 부각되며 내부적으로도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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