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분에 1만원?”…빨라진 더위, 마트서 파는 ‘집냉면’ 불티 [푸드360]
25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진열된 HMR(가정간편식) 냉면이 판매되고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5월임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냉면의 시간표’가 빨라지고 있다. 고물가 상황 속에 5년 새 가격이 30% 가까이 오른 외식 냉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인 HMR(가정간편식) 냉면이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냉장 밀키트 등 신선도와 가격을 동시에 겨냥한 신제품이 추가로 나오면서 올해 냉면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빨라진 ‘냉면 시간표’…마트 ‘집냉면’은 이미 세일중

25일 기자가 찾은 서울 성북구의 한 마트. 사실상 ‘냉면 시즌’이 이미 시작된 모습이었다. 2인분 HMR(가정간편식)이 3000~4000원대에 할인가로 팔리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서울 시내 냉면 한 그릇 가격(1만923원·4월 기준) 대비 약 3~4배 저렴한 가격이다.

5월의 HMR 냉면 판매가 활발해진 이유로는 우선 빨라진 더위가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냉면 시즌이 3~4주 정도 빨라졌다. 최근 들어 30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16일 강원 강릉의 경우 관측 사상 5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35.5도를 기록했다. 이날이 포함된 5월 3주차(15~21일)의 경우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냉면 HMR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5월 열대야’도 예상되는 만큼 냉면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서 먹는 냉면의 경우 취향에 따라 집안의 음식과 곁들여 먹을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인천에 산다는 30대 직장인 정모 씨는 “(냉면 HMR 제품의) 맛도 식당 냉면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더라. 집에 있는 오이소박이나 동치미를 섞어 먹을 수 있어 집에서 면을 삶아 먹는다”고 말했다.

“4인분에 1만원?”…빨라진 더위, 마트서 파는 ‘집냉면’ 불티 [푸드360]
풀무원 냉장 냉면 밀키트 [풀무원 제공]

외식보다 3~4배 저렴…고물가에 집으로 들어온 냉면

여기에 최근 고물가로 인해 HMR 냉면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외식 냉면은 2015년 1인분에 8000원을 돌파한 후 2021년에는 9000원을 넘어섰다. 올해 4월 기준 서울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923원이다. 8000원대에서 9000원대가 되는데 7년이 걸렸다면 이번엔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가격 인상 원인으로는 원부자잿값, 인건비, 전기료 등 상승이 손꼽히지만, 문제는 가격이 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요금 인상이 계속되고 있어. 외식물가는 1년째 달마다 인상률이 7%대를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16일 ‘2분기(4~6월) 전기·가스 요금을 5.3% 인상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또 다시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더욱이 이날 기준 서울 유명 냉면집의 물냉면 한 그릇 가격은 ▷우래옥(1만6000원) ▷을밀대(1만5000원) ▷필동면옥(1만4000원) 등으로 평균가격(1만923원)에 비해약 30% 비싸다. 이런 탓에 가격 부담을 이유로 외식 냉면을 대체하는 가정용 냉면 시장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약 300억원 규모였던 가정용 냉면 시장이 3년 사이 약 2배 가까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그 사이 소비자의 선택권은 외식 냉면, 밀키트, HMR냉면 등으로 넓어졌다.

“4인분에 1만원?”…빨라진 더위, 마트서 파는 ‘집냉면’ 불티 [푸드360]

1년 만에 앞자리 바뀐 외식 냉면값…언제 멈출까?

이런 수요를 겨냥해 업계에서는 외식 냉면급 품질를 구현한 냉장 밀키트 제품을 내놓았다. 최근 풀무원은 초절임 얼갈이배추, 명태회 무침, 삶은 달걀 등 재료를 모두 넣은 물냉면·회냉면 밀키트 2종을 출시했다. 풀무원은 냉면 밀키트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품질에 불만족할 시 환불하는 이벤트를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온라인에서도 빨라진 무더위에 맞춰 여름 행사도 당겨서 진행 중이다. 마켓컬리는 속초식 회냉면 같은 별미 간편식과 과일, 간식 등 120여 가지 여름 관련 제품을 ‘마켓컬리 여름맞이 대작전’ 을 통해 1일까지 최대 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