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숨진 채 발견

인천에서만 4번째 사망

“최우선 변제금 못 받는 세입자 구제해야”

최근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숨진 가운데 1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아파트 공동현관문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숨진 가운데 1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아파트 공동현관문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 사기 피해자 4명이 사망했다. 여야가 합의한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우선 변제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별법에는 ▷최우선 변제금 10년 무이자 대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경·공매 원스톱 대행 서비스 ▷지원 대상 피해자 보증금 범위 최대 5억원으로 상향, 무자본 갭투기 피해자 포함 ▷전세 사기 피해자 신용 회복 프로그램 ▷전세 사기 피해자 우선매수권 부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 활용 등이 담겼다.

25일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재계약 과정에서 보증금이 올라 최우선 변제금을 못 받게 된 경우는 구제할 수 있다”며 “최초 계약 시점 기준 최우선 변제금만이라도 (세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으로 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최초 최우선변제금은 근저당 설정 당시 금융권이 손해를 예상하고 설정한 금액인만큼 금융권에도 큰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우선 변제금이란 근저당권이 설정된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소액 임차인이 돌려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증금이다. 다만 전세 보증금이 소액 임차인 기준(서울 보증금 1억 6500만원 이하, 인천 8500만원 이하)을 넘을 경우 최우선 변제금을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인천의 경우 최초 계약 당시 보증금이 8000만원이었다면 임차인은 전세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2800만원 이하 한도에서 보증금을 반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재계약을 과정에서 보증금이 9000만원으로 올라갔다면 한푼도 받을 수 없다. 최근 2~3년 사이 전세값이 급등하면서 최우선 변제금을 받을 수 없게 된 세입자가 늘어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우선 변제금을 10년 동안 무이자 대출해주는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했지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피해자 대책위)는 “빚 더하기 빚”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한 밀착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당장 사는 집을 나와야하거나 생활비가 없는 피해자는 정부가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4일 사망한 건축왕 전세 사기 피해자 40대 A씨는 아파트 관리비 300여만원과 각종 세금을 체납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시에 따르면 A씨가 거주 중인 아파트는 경매에 넘어갔다. 전체 보증금 6200만원 중 최우선 변제금 27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3500만원은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국회 앞에서 ▷최우선 변제금 받지 못하는 피해자에 대한 보증금 회수 방안 마련 ▷피해자 인정 범위 확대 등을 요구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