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시중은행의 2%대 예금금리가 늘어나고 있다. 3~4%대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저금리 시대의 예금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책임지는 순이자마진(NIM)이 지난 1분기부터 하락 전환한 만큼 올해 예금금리 수준이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순이자마진 떨어진 은행들, 2%대 예금 늘린다
10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39개 은행 예금상품 중 1년 만기 기준금리가 2%대인 예금금리상품은 6개로 늘어났다. 전월취급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2%대 평균금리상품은 3개에 불과했지만 이달부터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예금금리 감소폭도 가파르다. 부산은행의 한 예금상품의 전월취급평균금리는 3.59%였으나 이날 기준 12월 만기 금리는 2.3%로, 1.29%포인트나 더 낮았다. 하나은행의 예금상품 역시 전월취급평균금리 대비 1.03%포인트 낮은 만기 금리를 공시했다. 은행들이 조달비용을 더 낮춰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은행의 예금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은행들의 NIM이 하락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NIM은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일제히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분기(1.67%) 대비 지난 1분기 1.59%의 NIM을 기록하며 0.8%포인트 감소했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65%, 1.68%로 0.3%포인트, 0.6%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77%에서 1.79%로, 0.02%포인트 증가했다.
실질 순이자마진을 뜻하는 NIM은 순이자마진에서 충당금 적립률과 운영 경비율 등을 뺀 수치다. 은행의 대표적인 이자 부문 수익성 지표로, 이 비율이 내려가면 은행이 예대마진을 통해 얻는 수익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NIM이 줄어든 건 올해 초 은행들이 줄줄이 진행한 ‘상생금융’에 기인한다. 대출금리가 인하분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여기에 증권 등으로 ‘머니무브’가 가속화하며 저원가성예금이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예금금리 더 내릴듯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예금금리를 앞으로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과 더불어 국내 기준금리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 입장에선 예금금리를 더 낮춰 조달비용을 낮추는 안이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대거 유입된 고금리 정기예금도 만기가 도래하며 NIM을 개선하는 데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김기흥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이후 고금리 정기예금의 영향이 5월 이후부터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환된 유동성 핵심 예금으로 인해 NIM에 긍정적 요인이 있(을 예정이)다. 2분기에는 소폭 상승하고 연간으로는 전년도 수준의 NIM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