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효성그룹 소재 3총사가 올해 1분기 스판덱스(스포츠 의류 소재) 등 주력 제품 부진으로 영업이익 65% 감소를 기록했다. 하지만 재고 감소에 따른 반등 동력이 가시화되고 있고 탄소섬유에 1조원을 투자하는 등 고부가가치 소재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어 효성이 업턴(상승 전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효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3사의 매출,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3조3651억원, 913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7.3%, 영업이익은 64.7% 감소했다.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5%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5% 감소한 1조8611억원이다. 요가복에 사용되는 특수섬유인 스판덱스의 시황 악화가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이다. 코로나19 초기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요가 인기가 늘어나자 스판덱스 사업을 하는 효성티앤씨 실적은 한동안 고공행진했다. 2021년에는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스판덱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코로나 봉쇄 여파로 올해 초까지 경기 침체에 벗어나지 못하면서 효성티앤씨 실적은 자연스레 하락했다. 올해 1분기 효성티앤씨의 섬유산업 매출은 777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2% 감소했다.
효성첨단소재는 1분기 매출 8345억원, 영업이익 6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16.8%, 33.8%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타이어 강도 높여주는 보강재) 사업 부진이 실적에 타격을 줬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타이어 보강재 수요 감소세는 지속됐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타이어보강재 매출은 4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453억원)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은 7.9% 줄어든 6695억원에 머물렀다. 원재료 상승으로 폴리프로필렌(PP)은 물론 테레프탈산(TPA)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결과다. 올해 1분기 기준 TPA 스프레드(제품 가격-원재료 가격)는 t당 9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다.
이에 반해 부진했던 주요 제품 수요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점은 효성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50일 치를 넘었던 중국 내 스판덱스 재고는 현재 30일 내외로 줄었다. 타이어코드의 경우 전방 사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로 이른 시일에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PP 전망에 대해 효성화학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정기 보수 및 설비교체 이후 가동률 안정화로 인한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무역갈등 등 중국발 리스크가 여전한 점은 잠재 변수다.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소재 ‘탄소섬유’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철보다 10배 이상의 강도를 자랑하는 탄소섬유는 스포츠·레저는 물론 항공·우주 등 신산업에도 쓰인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 글로벌 톱(Top)3에 등극한다는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1조원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