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금융권에서 가장 싸다” 대환대출 블랙홀된 카카오뱅크[머니뭐니]
카카오뱅크 사옥 입구.[카카오뱅크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카카오뱅크가 제1금융권서 가장 낮은 대출금리 수준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하 정책을 본격화하며, 기존 시중은행으로부터의 대환대출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이에 굳건한 5대 은행 과점 체제를 흔들 ‘메기’로서의 영향력이 발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과도한 영업에 따른 실적 및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3월 중 새로 취급한 신용대출의 평균금리는 5.11%로 5대 시중은행(5.57~6.00%)을 포함한 1금융권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신용자(신용점수 900~1000점) 대상 대출에 대해서 유일하게 4%대 금리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인 금리가 눈에 띄었다.

“1금융권에서 가장 싸다” 대환대출 블랙홀된 카카오뱅크[머니뭐니]

여기에 5대 은행의 대출금리가 소폭의 등락을 나타내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대출금리 하향세를 유지했다. 카카오뱅크의 3월 중 신용대출 평균금리(5.11%)는 지난해 말(9.06%)과 비교해 3개월 만에 약 3.95%포인트가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평균 하락폭(0.81%포인트)보다 5배가량 빠른 속도다.

“1금융권에서 가장 싸다” 대환대출 블랙홀된 카카오뱅크[머니뭐니]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

주택담보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주담대(분할상환방식)의 평균금리는 4.04%로 5대 은행(4.48~5.23%)을 포함한 국내은행에서 가장 낮았다. 신용점수별 금리 또한 고신용자와 저신용자를 막론하고 전 구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카카오뱅크가 최근 전체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 인하를 본격화하며, 여신 고객 확장에 나선 영향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 신용대출 금리 하향은 물론 전월세보증금 대출 특판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최저 3.57%의 주담대 특판을 출시하는 등 담보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 확보와 함께, 건전성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로 안정성이 높은 담보대출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전략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에만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주담대를 실행하며, 지난해 동기(470억원) 대비 30배 이상 급증한 실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전체 신규 고객 중 대환대출 고객의 비중은 57%로 지난 12월 말(25%)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금융권에서 가장 싸다” 대환대출 블랙홀된 카카오뱅크[머니뭐니]
카카오뱅크 사옥 입구.[카카오뱅크 제공]

이에 카카오뱅크가 굳건했던 5대 은행의 체제를 흔드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3월 약정금액 기준으로 대환 고객 80%가 1금융권 고객인 것으로 알려지며, 기존 은행들의 고객을 흡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약 39조원으로 광주·전북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을 뛰어넘은 상태다.

하지만 무리한 저금리 영업으로 인한 실적악화 및 건전성 관리 우려는 따라오는 숙제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이자수익 대비 이자비용 비중은 약 30%로 2021년 4분기(20%)와 비교해 1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연체율 또한 지난해 1년 새 0.22%에서 0.49%로 두 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심지어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 또한 여전한 탓에, 여신 잔액을 늘릴수록 위험도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액 또한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1금융권에서 가장 싸다” 대환대출 블랙홀된 카카오뱅크[머니뭐니]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

이에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출금리 인하를 본격화하면서도, 적정한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금리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손충당금 확보와 함께 담보대출 비율을 늘리는 등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는 동시에, 중저신용자 대출 또한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약 824억원으로, 전분기(606억원)와 비교해 3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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