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만에 7.5배’ 몸값 두고 세게 붙었다…‘용자’들의 주식 에코프로 형제주 [신동윤의 나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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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차전지에 이어 업황 반등 기대감이 커진 반도체, 바이오 관련주(株) 등이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지수가 2500포인트선 ‘박스피’를 돌파하고 코스닥 지수도 900선을 넘어서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가 커질수록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특정 종목에 대한 ‘공매도 폭격’ 역시 잦아지고 있다. 공매도 세력의 ‘숏베팅’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드리운 그림자는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강력한 매수세로 똘똘 뭉친 개인 투자자들이 ‘최후의 보루’로 삼고 공매도 세력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에코프로 그룹주(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4월 첫째주(3~7일)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3조5124억원으로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부분 재개한 지난 2021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간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가 3조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5월 둘째주(10~14일·3조11263억원)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4월 둘째주(10~13일)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가 1조8599억원으로 공매도 부분 허용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4일 결과까지 더해질 경우 4월 둘째주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2조원 선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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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의 표적이 된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4일 발생했던 SK하이닉스에 대한 1000만6643주(8362억원) 규모의 대규모 공매도가 대표적인 예시다. 같은 날 SK하이닉스가 2조2000억원대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한 상황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SK하이닉스에 대해 숏(공매도) 포지션을 잡은 물량에 교환사채 헤지 물량까지 합쳐지며 공매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주가는 코스피 지수가 0.33% 상승한 4일에만 3.1%가 하락했다.

주가 하락세인 종목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공매도가 몰린 경우도 있다.

공매도 매매 비중이 전체 증시에서 1위를 기록한 롯데쇼핑은 4월 들어 단 하루도 전체 거래량 중 공매도 비중이 30%대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다. 지난 4일에는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51.3955%로 전체 거래대금의 반절을 넘기기도 했다. 올 들어 롯데쇼핑 주가는 13일 종가(8만2100원) 기준으로 연초 고점 대비 19.5%나 빠진 상태다.

카카오페이 역시 공매도 세력의 대표적인 표적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4분기 실적 감소에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적자폭 확대 전망이 공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평가한다. 카카오페이는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돼 공매도 거래가 제한되기도 했지만, 해제된 다음날 다시 공매도가 몰리며 주가 급락세가 이어졌다. 결국 주가는 1년 새 59.55%나 하락한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 주요국 지수 상승률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코스닥 시장의 경우 외국인·기관의 공매도 규모가 개인의 20배 안팎으로 많았다”며 “정보와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인·기관이 ‘하락(숏)’ 베팅을 하며 공매도를 치면 대부분 주가는 하락세로 들어서며 개인 주주들이 손실을 입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기관 투자자 중심의 공매도 세력의 숏베팅에 개인 투자자들이 ‘맞불 매수’로 주가를 사수하고 있는 에코프로 그룹주는 ‘힘의 균형’이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 지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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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지난 2월엔 똘똘 뭉친 개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공매도 세력을 ‘숏커버링(공매도로 미리 팔았던 가격보다 높은 값으로 주식을 되사는 것)’에 몰아넣으며 승리를 거뒀단 평가가 나왔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2차전은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매도’ 투자의견을 낸 에코프로 리포트가 처음 나오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리포트가 연이어 나오며 시작된 모양새다.

지난 10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986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며 코스피·코스닥 시장 통틀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에코프로 역시 공매도 잔고 금액은 2981억원으로 코스닥 3위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강한 매수세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하루만 에코프로 1174억원, 에코프로비엠 273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12~13일 이어진 주가 급락세에도 꿋꿋하게 매수세로 응전한 것이다.

온라인상의 종목토론방에선 “공매와 전쟁”, “개미의 힘을 보여주자” 등의 글이 다수 게시되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지난 2월과 현재의 분위기가 조금은 다르단 평가가 증권가에선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증권사를 중심으로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경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락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매수세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결집이 하방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14일 증시 개장과 동시에 개인 투자자들의 강력 매수세가 나타나며 외국인이 중심이 된 ‘팔자’세를 압도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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