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금값이 최대 2070달러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달러화 강세 압력과 실질금리 하락 효과로 추가 강세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27일 대신증권은 올해 금 가격 범위로 1750~2070달러를 제시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1995.10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단까지 오르더라도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높지 않은 셈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금 가격 하방 선이 높아졌다면서도 금 가격이 전고점을 넘기 위한 상방 요인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금값이 2063달러까지 상승했던 2020년 8월과 비교하면 달러화 강세 압력이 높고 실질금리 하락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는 “당시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을 기록할 수 있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증대, 달러 약세, 실질금리 하락, 역사적인 수준으로의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SVB 사태 이후 은행권 파산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융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또한 금 수요 추이 역시 ETF 같은 금융 관련 수요보다 실물 금 수요 및 중앙은행 비중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달러화 강세 압력이 높아졌고, 이는 금 가격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은행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간 딜레마로 202년과 같은 실질금리 하락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금 수요 추이가 달라졌다”며 “골드바 및 코인 같은 실물 금 수요와 중앙은행 금 매입량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