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올리자 매수 문의 뚝

급매 소진에 잠실 등 호가 2억원 가량 올라

3월 들어 실거래 신고도 주춤

“껑충 뛴 호가에 집 못사겠어요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아파트 일대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연초 규제지역 해제 등 대대적인 규제완화 이후 모처럼 활기를 띠었던 매매거래가 이달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급매물이 소진되자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렷고, 매수자들은 이에 관망으로 대응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19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리센츠는 현재 전용면적 84㎡ 매물이 20억5천만∼22억원 선에 나와 있다.

지난 1월 19억원대 매물이 팔리고 2월에는 20억원대로 거래가 상승하면서 호가가 오른 것이다. 이달 14일에는 전용 84.99㎡가 22억원에 팔린 바 있다.

지난달 신규 거래가 크게 증가했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호가가 오르면서 이달 들어선 거래가 뜸해졌다.

전용 84.99㎡의 경우 연초 16억원대 매물이 소진되고, 지난달에 18억9000만원까지 실거래가가 2억원 가량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송파구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았던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이달 초까지 급매물이 거의 소진되고 현재 호가가 2000만원가량 오르며 매매가 뜸해졌다.

중개업계에서는 갈아타기 수요자의 경우 오른 가격에 거래를 진행하지만, 호가가 상승하자 매수 문의 자체는 상당히 줄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8일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01건으로 2021년 10월(20198건) 이후 1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2000건을 넘어섰다.

3월 들어선 거래가 주춤해 이달 18일까지 신고건은 450건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는 매물만 쌓이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규제지역 해제 등으로 대출 규제가 일부 풀렸지만 여전히 금리가 높은 상황이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여전히 묶여 있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종부세 인하를 추진중이지만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높은 상황이며 최근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투자'는 더 어려워졌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9131건으로 지난달 말(5만6587건)과 비교해 이달 들어 3000건 가까이(4.4%) 증가했다. 광역시·도 가운데 제주(5.1%)에 이어 증가율로는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에 부동산 시장에선 서울에 묶여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남구는 최근 4월 26일까지가 기한인 압구정 아파트지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 달라는 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등지의 주민들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토부와 서울시는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들 지역의 허가구역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껑충 뛴 호가에 집 못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