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에 금융발(發) 리스크가 직격탄을 날리며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5%(237.65포인트) 밀린 11,338.35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각각 전장 대비 1.66%, 1.85% 떨어진 32,254.86, 3,918.3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4.99% 급락한 172.92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가 170달러 대로 밀린 것은 지난 1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빅테크주 주가도 이날 일제히 밀렸다. 애플(-1.49%), 아마존(-1.78%)이 각각 1%대 하락을 기록했고, 알파벳(-2.05%)과 MS(-0.54%)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반도체주들도 전날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도 이날 전장 대비 3.08%나 떨어졌고, 마이크론과 AMD가 각각 2.27%, 1.57% 내려 앉았다.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했지만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며 하락 전환, 이후 낙폭을 키웠다. 특히, 다음 날 나오는 2월 고용 보고서를 앞두고 은행주들이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의 주가가 6% 이상 하락했고, 지역 은행들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시그니처 은행, 코메리카 등의 주가는 10% 이상 폭락했다.
은행주들의 하락은 이날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뱅크의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이 채권 매각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20억달러 이상의 주식 발행을 통해 자본 조달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며 촉발됐다.
S&P500지수의 금융 섹터는 4% 이상 하락해 2020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4대 은행 주가의 동시 급락으로 이날 하루에만 시총이 520억달러(약 69조원)가 날아갔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보유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영세한 지역 은행들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해 예상보다 더 오래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발표되는 미국 고용 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경제 분석가들은 2월 비농업 고용이 22만5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51만7000명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 경우 3월 연준의 더 큰 폭의 금리 인상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고용이 강한 모습을 보일 경우 이는 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알렉스 손더스의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좋은 소식이 시장에 나쁜 소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고용이 강할 경우) 이는 주가에 추가적인 매도세를 촉발하고 연준의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지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슨 그룹의 소누 바기스 매크로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전체적인 그림은 노동 시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타이트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4.7%,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65.3%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각각 21.4%, 78.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