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사은품으로 줬더니….”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미개봉 새 제품이 중고시장에서 ‘헐값’에 팔리고 있다. 30만원이 넘는 제품이 반값인 1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스마트시계 ‘갤럭시워치5’ 미개봉 새 제품 판매 게시물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미개봉 새 제품이 싼 중고 가격으로 팔린다. 스마트폰 갤럭시S23 사은품으로 제공된 제품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새 스마트폰 갤럭시S23을 출시하면서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 1TB(테라바이트)’ 사전구매 고객에게 30만원이 넘는 갤럭시워치5(44mm·블루투스)를 무료로 증정했다. 과거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사은품으로 준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역대급 혜택이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사은품으로 받은 갤럭시워치5를 중고마켓에서 되파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혜택이다 보니 되팔이족이 사전예약에 많이 몰릴 것으로 애초 예상이 됐었다. 실제 갤럭시S23은 사전예약 판매만 107만대에 달한다. 사은품도 그만큼 많이 풀렸다.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사은품 제공 당시에도 미개봉 제품이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절반 가격에 거래됐다.
특히 갤럭시S23은 전작에 비해 가격이 20만원가량 올랐다. 파격적인 사은품으로 고객 달래기에 나선 삼성의 의도와 달리 자칫 ‘갤럭시워치’만 헐값 제품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은품’ 이미지가 굳어지면 가격하락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 삼성전자가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 출시 사전예약 때마다 공짜로 준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는 출시와 동시에 일종의 ‘사은품’으로 낙인 찍혔다.
정체된 스마트폰시장과 달리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에만 집중된 삼성의 지나친 사은품 전략이 스마트기기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애플 스마트기기에 비해 삼성 제품의 가격하락폭이 큰 상황이다. 스마트기기가 사은품으로 잇따라 증정되면서 ‘제 값을 주고 사면 바보’인 제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