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인 A씨(34)는 최근 고민 끝에 60만원이 넘는 게이밍 의자를 구매했다.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편안하게’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A씨는 “게이밍 의자가 게임할 때만 쓰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한 번 쓰면 몇 년은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60만원도 저렴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의 가시화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PC게임을 즐기는 ‘홈게임’족 수요가 여전히 적지 않다. ‘홈PC방’을 꾸미는 이들도 꾸준하다. 적게는 50만원 안팎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게이밍 의자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퍼시스그룹의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출시한 시디즈의 첫 프리미엄 게이밍 의자 GC프로가 무신사 단독 선발매 기간 동안 200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GC프로의 출고가는 약 110만원. 적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보름 동안 10만6000건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재고도 하루가 머다하고 동이 나는 상황이다. 이날(6일)도 무신사에서는 품절 상태였다.
프리미엄 게이밍 의자의 인기는 비단 시디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의자와 책상, 모니터를 모두 결합한 초고가 프리미엄 게이밍 체어인 클루벤스의 ‘스콜피온’은 300만원 안팎의 가격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실구매 전 체험을 해볼 수 있다며 스콜피온 의자가 구비된 PC방 목록이 공유되기도 했다.
50만원 안팎에 가격이 형성된 독일 게이밍체어 전문 브랜드 ‘노블체어’와 40만원대의 ‘커세어’ 게이밍의자도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비교적 ‘합리적 금액’의 프리미엄 게이밍 의자로 최근 몇 년 새 주목 받고 있다.
일부 게이머들은 오히려 이마저도 장시간 게임을 하는 데 허리에 좋지 않다며 의자계의 샤넬이라 불리는 200만원 안팎의 ‘허먼밀러’나 비슷한 가격대의 휴먼스케일 등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자 뿐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의 구매 단가도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원격근무에서 하이브리드, 혹은 출퇴근으로 근무 형태 다시 되돌리며 개인용 컴퓨터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음에도 PC 평균판매가격(ASP)은 2022년 1분기 910달러(한화 117만원)를 기록했다. 5분기 연속 상승한 수치로 2004년 이후 최고치다.